사설
2015세계책의수도 인천의 날이 화려한 팡파르를 울렸다. 인천은 올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책의수도로 23일부터 내년 4월22일까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인천시는 이 기간 전국도서관대회, 한국과 인천의 기록문화전,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과 같은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북아국제도시를 표방한 인천이 바야흐로 인문학의 도시로 재탄생할 기회를 맞은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예산 심사과정에서 인천시의회를 뒤흔든 '깡통도서관' 문제가 그것이다. 이른바 깡통도서관은 청라국제도서관, 청라호수도서관, 영종하늘도서관 등 3곳의 도서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 도서관들은 지난해 준공됐지만 건물만 있을 뿐 기자재와 책, 인력이 없는 상태다. 시의회는 지난해 기자재와 책 구입예산이 없음을 발견하고 1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지만 이는 개관 예상비용인 67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이를 비롯해 책의 수도 사업은 인천지역 독서와 출판계의 판도를 뒤바꿀 거대담론으로 짜여 있었다. 지난 2013년 당시만 해도 사업비 규모가 133억 원에 달했었다. '아시아문학상'을 제정해 인천을 아시아 문학의 근거지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작은 도서관 22곳, 공공도서관 11곳 신설 계획도 포함됐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 심사를 간과한 채 예산지원을 신청했다가 수차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가 사업전체가 흔들리고 말았던 것이다. 홍보에도 문제가 보이고 있다.

'세계책의 날'이자 세계책의수도 개막일인 23일 인천경기지역 언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세계책의 날'이란 내용만 보도됐을 뿐 세계책의수도가 인천이라는 사실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이는 홍보마케팅에 문제가 있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쨌거나 세계책의수도 인천의 날은 밝았고, 인천은 1년 간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예산을 비롯해 여러가지 난관이 닥쳐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내실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간다면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 다시한번 시정부의 노력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