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中에 요청 … 베이징 유력해도 도전가치있어
'송도국제도시'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호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가 AIIB 본부를 한국 내에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중국 측에 전했었고, 실현되면 송도가 녹색기후기금(GCF), WB 한국사무소와 함께 세계 금융 도시로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꿈' 같지만, 도전할 '가치'는 충분하다.

지난 3월31일까지 중국이 주도하는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세계 48개국. 한국은 지난 3월26일 회원국에 가입했다.

창립 회원국들은 오는 6월까지 AIIB 본부 유치와 총재 및 부총재 자리 배분, 지분율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AIIB 공식 출범은 내년 초이고, 각 회원국은 오는 6월말까지 AIIB 정관에 해당하는 협정문(AOA)을 마련하게 된다.

인천이 주목할 부분은 AIIB 본부 유치다. 지난해 4월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물밑접촉 때 "서울이나 송도국제도시에 AIIB 본부를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중국측 AIIB 설립 준비기구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속내론 "본부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본부 유치 카드를 활용해 여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AIIB가 국제기구인 만큼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도 있었다.

이후 중국에서 "AIIB 본부를 이미 중국 베이징에 두기로 정했다"는 뜻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지만 여전히 본부 유치와 관련해선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에서 희망하고 있다.

특히 인천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중 경제파트너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한·중 FTA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중국 웨이하이시(威海市)를 경제협력시범구로 선정했다. 이에 맞춰 지난달 인천경제청과 중국 웨이하이시 인민정부가 전방위적인 경제협력을 위해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어 지난달 27일 유정복 인천시장과 추궈홍 중국대사가 간담회를 갖고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지난 2013년 문을 연 GCF를 비롯해 WB 한국사무소가 위치해 있다. 송도를 통한 동북아 금융허브가 실현된 것이다. AIIB 본부 유치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한국사무소가 송도국제도시에 자리할 개연성도 높다. 북한이 AIIB 가입에 실패했고, 당장 일본이 참여를 안한만큼 동북아 사무소가 들어설 곳이 한국 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국제금융기구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 안팎에선 조심스럽다. 시 관계자는 "중국이 주도하는 만큼 본부를 뺏기고 싶진 않을 것이다. 그렇담 AIIB 지사가 한국에 유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한국 지사가 실현되면 당연히 인천이 가장 유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