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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연식 감독 /연합뉴스

독립영화인 '조류인간'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확대 상영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관객의 잇따른 상영관 확대 요청 속에 지난달 12일자로 일명 '개훔방'의 상영관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이 때문에 독립영화의 설 자리는 줄었다는 주장이다.

신연식 감독은 2일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비유했다. 

신 감독은 "상업영화가 어떤 이유에서든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재개봉이 된다면 이후에도 극장 개봉을 마친 상업영화가 IPTV 매출 증대를 위해 독립영화관에서 재개봉되는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현했다.

'개훔방'은 2일 기준으로 일부 독립예술영화관을 비롯한 전국 48개 상영관에서 상영 중이다. 

신 감독은 "('조류인간'은) 개봉 첫날(2월 26일) 현장에서 확인한 몇몇 극장에서 아침 10시와 밤 10시40분대라는 현실적으로 관람이 힘든 시간대에 상영 중이었다"며 "'개훔방'이 좋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개훔방' 시나리오는 4∼5년 전에 내가 쓴 것이며 제작사와 이견이 생겨 작품에서 빠진 후 김성호 감독이 찾아와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고 사연을 밝혔다.

'개훔방' 측은 "'개훔방'이 확대 상영을 할 때부터 다른 독립영화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일반상영관을 위주로 해달라고 극장 측에 요청했다"며 "상영관 배정은 극장 재량이지만 '개훔방'의 확대상영이 독립 영화에 피해가 된다면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일 말했다.

시나리오 크레디트에 신연식 감독과 김성호 감독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이라 큰 줄기는 원작을 따라가는데다 제작 과정에서 신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일부 바뀐 부분도 있어 이름을 함께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