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제물포고 동문 등 참석
▲ 1일 인천중학교에서 고(故) 길영희 선생 서거 31주년 추모제가 열렸다.
독립운동가이자 존경받는 교육자였던 고(故) 길영희 선생 서거 31주년 추모제가 1일 인천중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추모 행사에는 길영희선생기념사업회와 그가 교장으로 재직했던 인천중·제물포고동문, 장학금수여자 등 100여명이 참석,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길 선생 정신을 기렸다.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난 길영희 선생은 1919년 3·1만세 운동에 학생 대표로 참여하다가 체포돼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인천으로 내려와 만수동에서 후생농장을 경영하며 민족계몽운동을 펼치고 인천중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부임, 1950년 설립된 제물포고교의 교장을 겸임했다.

그는 재직 당시 학생들에게 '유한흥국(流汗興國:땀을 흘려 일해 나라를 일으키자)'의 교육이념과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교훈을 만들어 가르쳤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로 무감독 시험의 전통을 확립하고 자율형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정년퇴임 후에는 충남 덕산에 '가루실 농민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1984년 3월1일 별세했다.

박준현 인중제고총동문회장은 "길 선생님의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몸소 실천토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길영희선생기념사업회는 매년 추모제 거행, 전국 독후감대회 실시, 길영희 교육상 시상, 장학금 전달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이날도 사업회는 추모식에 이어 제물포고등학교 학생 1명과 인천중학교 학생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 수여자이자 서울대 윤리교육학과에 합격한 제물포고등학교 이정희 학생은 "길영희 선생님이 강조하신 교육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올바른 윤리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밝혔다.

길영희 선생은 서울대 이기백 교수의 '한국사 시민강좌'라는 책에서 정치계의 박정희·김대중, 경제계의 이병철·정주영 등과 함께 교육계를 빛낸 인물로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 교육의 한 획을 그은 길 선생을 교육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하자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심재갑 길영희선생기념사업회 고문은 "길 선생님은 생전에 양심적인 교육을 몸소 실천했던 분"이라며 "독립운동가이자 계몽교육자로서의 철학을 따르고 배울 수 있도록 그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