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주체 나눠져 관리부실 … 쓰레기·폐기물 방치
영종도 구읍뱃터 주변에 쓰레기와 폐기물이 방치돼 관광객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개발은 지지부진하고, 행정의 손길도 미치지 않으면서 장기간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변공원 조성과 호텔 신축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상인과 관광객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 1월29일 오후 1시쯤 인천시 중구 중산동 구읍뱃터 주변. 월미도를 출발한 배가 도착하자 관광객 수십 명이 내렸다. 하지만 관광객을 맞는 건 잡풀만 무성한 공터와 쓰레기였다. 쉼터는 지붕이 해지고 의자가 부서진 채 버려졌고, 공터엔 녹슨 보트와 폐자재가 깔려 있었다. 색이 바래 족히 수개월 동안 방치된 걸로 보이는 텐트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사진>

새로 조성된 수변공원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관광객 뒤로 소주병과 쓰레기 봉지가 보였고, 쇠파이프 등 공사 자재도 널브러져 있었다.
구읍뱃터는 행정구역상으로 중구지만,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로 지정된 뒤부터 경제자유구역청에서 관할한다. 개발과 관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하고 있다. 행정 주체가 이중, 삼중으로 된 탓에 적극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도 있다. 그동안 구읍뱃터 일대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영종브로드웨이, 해변타운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자취를 감췄다. 최근 구읍뱃터 주변에선 호텔 신축 공사와 오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7.8㎞에 이르는 '씨사이드 파크' 공사가 한창이지만, 분위기는 조용하다.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희망고문'에 지친 셈이다.

영종관광어시장 한 상인은 "호텔이 여러 곳 들어선다고 해도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관광버스로 돌아다니는 외국인 전용이다. 우리에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주변 정리를 하지만, LH가 청소하는 기관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지자체가 맡아야 한다"며 "공터로 남은 곳들은 상업용지다. 분양되면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