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 차남 병역면제 공개검증 계획·부동산 투기 의혹 대응
토지 매입단계 직접관여 증언에 보도자료 배포
"다운계약 사실무근 … 해당 언론 법적조치 검토"
아파트 거래과정 논란 일파만파 조짐 … 野 "강력검증"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공개검증을 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승부수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병역의혹에 대해 "오늘은 마음이 무겁다"며 말문을 연 뒤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대병원에서 공개검증 계획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내가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이어지는 부동산 투기 의혹의 와중에 나온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차남에 증여한 토지가 투기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직접 간담회를 열거나 상세자료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전날 이 후보자가 토지 매입 단계부터 직접 관여했다는 증언이 보도되자 이 후보자는 평소와 달리 오후에야 집무실로 출근했고 직접 의혹을 해명하는 대신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에다 한 신문이 이날 이 후보자가 2003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사청문요청안과 2003∼2004년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3년 타워팰리스를 6억2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신고했지만, 당시 실거래가인 10억원 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또한 타워팰리스 매입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같은 가격에 되판 것으로 돼있고, 당시 타워팰리스 시세를 감안하면 억대 매매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수천만원 상당의 양도세 탈루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준비단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다운계약서 작성의혹은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양도세 역시 정상적으로 납부했다"며 해당언론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토지와 아파트 거래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투기 의혹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야당 역시 현역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부담스러워하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철저한 검증을 공언하며 '강공모드'로 돌아섰다.

애초 청문회 통과를 낙관했던 이 후보자측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이 후보자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X레이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통해 "후보자 차남의 대퇴골(허벅지뼈)과 견골(정강이뼈)에 터널이 있고 금속물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05년 12월 20일 미국 미시간대학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이후 국내에서 징병신체검사를 받고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된 바 있는데, 이번 촬영을 통해 일단 수술 사실이 확인됐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