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이전취약 수종 알고도 빠른 조경위해 강행
인천 연수구가 송도 방면 봉재산 정상에만 나무를 심어 구도심 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인천일보 1월26일자 19면), 그나마 심은 나무들이 관리부실로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 이식에 3000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판이다.

연수구는 봉재산 꼭대기에 새로 심은 소나무 58주 가운데 20여 그루가 죽었다고 26일 밝혔다.
소나무들이 고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11월 구가 소나무와 산벚나무 고목을 이식한 뒤 1년쯤 지나서였다.

소나무 밑둥이 붉게 물들고 푸른 잎도 노랗게 변해갔다.
당시 식재사업을 담당한 인천산림조합은 '소나무좀'이 집단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무의 속까지 갉아먹는 병해충이 생겼다는 것인데, 조합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기존 나무를 뽑아 다시 심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연수구는 날씨가 풀리는 오는 3월 다른 소나무로 재 이식을 할 예정이다. 예산 3000만원은 인천산림조합과의 기존 계약에 따라 조합이 부담하는 것으로 협의되고 있다.
문제는 연수구가 소나무의 고사 가능성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이다.

소나무는 뿌리를 파내어 다른 흙에 옮겨 심을 경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속성이 있어 이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대표적인 수종이다.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 식물생태분류학 박사는 "가지를 자르면 다른 가지들까지 연속해서 사망하기 때문에 소나무는 기존에 자란 곳에서 손을 대면 죽기 쉽다"고 말했다.

구는 당시 이런 내용을 인지하고서도 무리해서 소나무를 고집했다. 송도에서 바라 보이는 산 전경을 빠른 시간내에 녹색으로 채우기에는 상록수인 소나무가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봉재산 조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급하게 소나무를 이식했으나 관리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산불로 황폐화 된 봉재산 정상에 100여 그루의 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송도 방면에만 이식해 신도심과 구도심을 차별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장지혜 기자·김지혜 인턴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