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우 영상학 박사
올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이제 2014년은 현재가 아닌 과거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가는 중이다. 매 년 그렇듯 2014년에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도 했고 아파하기도 하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올 한 해 발생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행복한 시간의 지속보다는 괴로운 기억의 지속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힘든 시간이 계속되더라도 언젠가는 그 고통은 끝이 날 것이고 내 인생의 결말은 행복하게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현실의 자신을 위로한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실패 경험담을 듣기 좋아하고 해피엔딩의 영화들을 보기 원하는 것이다. 이유는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영화 주인공의 여정은 우리에게 삶의 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한 해가 마무리 되는 12월에는 일부러 이런 장르의 영화를 찾아서 관람 한다.

이것은 아마도 내년을 맞이하기 위해 따뜻한 영화로 충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부터 기인되는 것 같다. 오늘 필자가 소개 할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시간적 배경으로 해서 이 맘 때 쯤 이면 생각나는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2006)이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왓 위민 원트>(2000),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2003)등 주로 전형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을 연출하였다. <로맨틱 홀리데이>는 감독의 전 작품들과 유사하게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를 영화 내 적절하게 배치하였고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쥬드 로, 잭 블랙 등 유명 할리우드 남, 여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익숙한 편안함을 제공하였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영화는 두 여 주인공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와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에게 찾아 온 실연으로 시작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외향적인 성격의 아만다와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리스는 각기 다른 이유로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게 된다. 자신들이 실연당한 장소에 머물러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지 않은 그녀들의 선택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들은 영국의 조용한 전원주택과 L.A의 수영장이 있는 대저택을 2주간 바꿔서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던 아만다에게 영국의 전원주택 생활은 낯설고 힘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리스의 오빠 그레엄(쥬드 로)을 만나면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아가고 결국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편, LA로 간 아이리스는 아만다의 지인인 영화 작곡가 마일스(잭 블랙)를 만나면서 그로부터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게 되고 그와 함께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이렇게 두 커플은 결국 마지막에 한 자리에 만나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 영화의 초반부에 나온 섹스피어의 명언 "여행의 종착은 사랑의 만남이다" 와 같이 이 영화의 엔딩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우리는 자주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이든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2014년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복한 끝맺음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2015년도의 좋은 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