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율 연평도 전 어민회장
"전기가 끊긴 4시간이 암흑과도 같았습니다."

최율 전 연평도 어민회장(사진)은 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연평 포격 4주기 기념 포럼-전력(電力)이 평화다!' 토론회에서 4년 전을 회상하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포격이 시작되고 여기저기 불이 붙으면서 전기가 순식간에 나갔다"며 "전기가 끊기니까 통신시설도 같이 나갔다. 답답함을 겪으며 전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에는 발전소가 하나뿐이다. 4년 전에는 다행히 발전소가 포격당하지 않고 담벼락에 맞았다"며 "발전소가 포격됐으면 4시간이 아니라 며칠 동안 전기가 안 들어왔을 것"이라고 했다.

발전소 하나만 멈춰도 섬 전체가 정지 상황이 돼버린다. 4년 전 포격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기가 끊기면서 지하수를 끌어올리기가 어려워졌다.

연평도는 지형 특성상 지하수밖에 없다. 여기저기서 불길이 치솟는데도 불을 끌 수 있는 물조차도 구하지 못한 것이다.

최 회장은 "포격 당시 4시간 동안 30여 곳에 화재가 났는데 전부 구경만 했다. 소방차도 물을 뿜어올리지 못해 손을 쓸 수 없었다"며 "건물이 모두 타고 산림 3분의 2가 소실되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