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오늘날 20억 인구가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으며 지금도 아프리카 절대빈곤층은 하루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가뭄이 심한 토지를 어렵게 개간하여 고통스러운 식량 부족분을 해결하고 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이렇듯 식량 위기는 우리 눈앞에 현실로 놓여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도시화로 인한 곡물생산 토지의 감소와 지구의 온난화로 사막화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농업생산량 확보 방안은 우리 시대의 시급한 문제로 대두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는 GM작물개발을 들 수 있는데 유전자변형작물 개발은 많은 이들에게 수많은 경계심을 야기하고 있다. 현재의 품종은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는 우수한 품종들 사이에서 식물 간 교배가 이뤄지고 수많은 유전자 이입이 발생하여 생성된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변이종이 만들어지면서 품종이라는 명칭으로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자연적인 이 현상은 종의 진화를 야기하는 밑거름의 하나이며 이미 신석기시대 이래로 농민들은 식물의 종들을 개량하여 왔다. 이는 초기에는 단순한 관찰을 통해 습득된 경험에 의거한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시간이 흐르며 인위적인 강제교배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수형질의 선발로 야생종에서 유전적인 성질을 완전히 변형시켰다. 이러한 메카니즘은 오랜 시간을 요구하며 동일하거나 서로 다른 두 종간의 교배에 의해 생식 세포가 결합하여 새로운 개체를 만든다. 한편 생명공학기법에 의한 종의 개량은 이러한 자연적인 과정을 생략하고 새로운 품종을 얻는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그동안 유전자전환 변형체는 인공적인 방법으로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 일부를 변형시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알레르기나 독성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GM작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상품화되어 있는 모든 GM작물은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여 안전성검증을 통과한 작물만이 우리식탁에 오르게 된다. 안전성 검증은 과학적(객관적) 방식, 비교분석(상대평가), 사안별(case by case) 평가 등의 원칙에 따라 수행하고 있다. 과학적 방식은 안전성 평가에 있어 현대과학이 증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평가하는 원칙이다. 비교분석은 생물체의 위해성에 대한 절대평가는 불가능하므로 기존에 잘 알려진(안전하다고 사용되어온) 작물 또는 식품을 기준으로 설정하여 비교하는 '실질적 동등성' 개념에 근거로 한 평가원칙이다. 사안별 평가는 기존개발된 것과 유사하더라도 명확한 안전성 입증을 위해 모든 이벤트(품종)에 대해 안전성 평가를 수행한다는 원칙이다. 크게 식품안전성과 환경위해성에 대해 평가로 구분되며 우리가 현재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GM작물은 안전성 과정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안전성 평가를 수행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전문 인력이 요구된다. 유전자변형작물 한품종의 안전성평가를 수행하는 데에는 100억 이상(2005, 몬산토)이 소요되며 식품안전성평가의 경우 독성, 알레르기, 단백질, 대사산물에 관한 전문가가 요구된다. 또한 환경위해성평가의 경우 식물, 육종, 환경, 생태, 생리, 곤충, 조류, 미생물, 분자생물에 대한 전문가육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성평가가 수행되기 이전에 먼저 소비자의 유전자변형 생물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필요한데 시민단체의 경우, 초기에는 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해 무조건 반대했었지만 최근에는 철저한 안전성평가를 요구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의 인식은 변화 되고 있는데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안전성평가 연구는 국내대학 및 소규모 기업이 수행하기에는 예산과 인력 면에서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정부주도의 유전자변형 작물 안전성평가 인프라구축이 요구되는 바이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주도로 유전자변형 작물의 상업화에 성공한 중국, 인도, 브라질의 사례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안전성을 논했는데 물론 이러한 유전자변형작물을 재배하는 것에 대해 식품의 안전성과 같은 여러 가지 논란거리가 많지만 현재 인류가 당면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는 유전자변형작물의 개발이 최우선적인 지름길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유전자변형작물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은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위험성에 대해 과학적 평가만이 소비자들의 정당한 두려움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