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상징이자, 인천 상징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항만공사가 최근 주목을 받았다. 두 공사가 신임 사장을 잇따라 공모하면서 '해피아', '정피아'라는 출신에 이어 낙하산 논란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는 박완수 사장 자질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사장 결정이 단 2주 동안 검증 없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비난과 함께 지방행정이나 자치단체 업무만 주로 했던 박 시장이 공항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무자격 조종사에게 조종간을 맡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역대 최초로 민간 기업 CEO가 사장에 오른 인천항만공사는 '관피아', '정피아' 논란에서는 자유로워졌다. 해양수산부 출신 간부들의 무대였던 항만공사 사장에 현대상선 CEO를 지낸 유창근 사장이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사 특성상, 사장 임명이 정치권 입김을 배제하고는 사실상 불가능해 '낙하산 인사'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정작 이들 공사의 고향인 인천이라는 도시는 이 논란을 '불 구경'하듯 제3자를 자처하고 말았다. 인천의 경쟁력으로 수도 없이 공항과 항만을 꼽으면서도, 사장 공모에는 방관자 역할만 했다. 올해로 개항 131주년을 맞은 인천항은 항만공사 설립 이후부터 사장 공모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신임 사장이 거론될 때마다 낙하산을 비난했을 뿐, 인천항을 대표할 인물을 키우지도 못했고 지역 여론을 모아 정부나 정치권에 전달하지도 못했다. 그리고는 항만공사가 현장을 잘 모른다는 비난을 쏟아내기 일쑤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더하다. 거대 공룡으로 인천 입김조차 닿지 못하다 보니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지역 기업 참여는 저조하고, 인천지역 목소리를 낼 사외이사 한명조차 추천할 권한도 갖지 못했다. 인천은 더 이상 지역에 기반을 둔 공사 인사에 '낙하산식'이라는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

지역 스스로 항만과 공항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태며 이 훌륭한 인프라를 더욱 활성화 시킬 인재를 찾아 추천해야 한다. 팔짱끼며 거론되는 후보자 이름에 고개만 내젓는 현재가 계속된다면 인천은 그야말로 땅만 빌려주는 임차인에 불과하다. '인천 사람이냐, 아니냐'를 넘어서 인천이 선택한 인사가 인천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뜻을 모으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