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인근 승기천서 … '꽃밭 조성 사업' 관리소홀로 엉망
"경기장 주변에서 왜 이렇게 악취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23일 오전 9시쯤 핸드볼, 하키, 복싱 경기가 치러지는 선학체육관.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냄새가 계속되진 않았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악취 때문에 속이 매스꺼웠다.

냄새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은 복싱 경기장에서 10여m 떨어진 승기천.

경기장 바로 앞에 흐르고 있는 승기천은 역한 악취를 내뿜고 있었으며, 수면에는 각종 이물질이 떠다니고 있었다.

연수구와 대회 조직위윈회 등에 따르면 구는 아시아경기대회를 맞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기천과 경기장 주변 등 총 2만5000여㎡ 면적에 코스모스와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등의 씨앗을 뿌려 꽃밭을 조성했다. 예산은 2억9000여만원이 투입됐다.

꽃의 향기로 승기천 악취를 해결하는 게 꽃밭 조성 사업의 계획이었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대회시작 4일 만에 꽃의 절반 이상은 이미 시들어 버렸으며 악취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꽃밭을 조성한 연수구가 가을을 맞아 만개하기 시작한 꽃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책을 나온 주민 이모(36·여)씨는 "이곳에서 승기천을 따라 자주 산책을 한다. 그런데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고 대부분 죽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꽃이 전부 만개했으면 악취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되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수수방관하는 반면, 구는 곧바로 악취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선학경기장을 비롯해 대회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직위에서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악취 민원도 해결하고 아시아경기대회를 맞아 경기장 주변 경관을 위해 꽃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전 많은 비가 오면 서 상당부분 유실됐다"며 "앞으로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꽃을 잘 관리하겠다"고답했다.

/최성원·정아주 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