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운영 불만 속출 … '조직위 불신' 독자적 지원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에 공급되는 도시락을 둘러싼 말썽이 끊이지 않는다.

경기장마다 도시락이 배달되지 않거나 남아서 버려지는 것도 모자라 식중독균 의심 판정까지 나오면서 끼니를 거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 경기가맹 단체는 조직위를 믿지 못하겠다며 독자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세팍타크로 경기가 펼쳐진 부천체육관. 이날 경기장에서는 도시락이 지급되지 않아 선수단과 심판진이 점심 식사를 하지 못했다. 급한 대로 빵이 전해졌지만,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오석민 인천세팍타크로협회 전무이사는 "선수 대부분이 끼니를 걸렀다"며 "국제경기에서 이런 식의 대회 운영은 있을 수 없다. 국제적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주말 일부 경기장에 배달된 도시락에서는 식중독균 의심 판정이 나왔다.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는 도시락이 지급되지 않는 한국 심판진에게 식권으로 인근 식당에서 먹도록 했다가 반찬이 없어서 밥을 먹지 못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반면 지난 20일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는 서양식, 할랄식 선수촌 도시락 10여개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졌다. 10시간인 유통기한도 3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수요 파악이 제대로 안 돼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것이다. 개회식이 열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도 도시락 수십 박스가 버려졌다.

양궁 경기장에서는 18일 밥알이 떡같이 뭉쳐 비벼지지 않는 찬 비빔밥이 나왔고, 19일 도시락은 14일에 제작됐다는 표기가 붙어 있기도 했다.

20일에는 예정대로 도시락이 배달되지 않아 자원봉사자, 운영인력 260여명이 점심을 굶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직위를 믿지 못한 경기가맹단체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조직위의 지원을 거부하고 21일부터 1인분에 7000원짜리 도시락을 별도로 자급하는 한편 자원봉사자, 운영요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려고 모두 모아 고급 뷔페식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 전날 오전 10시까지 신청 수량을 파악하고, 식약처의 검수를 거쳐 경기장으로 도시락을 배달한다"며 "문제가 있을 경우 각국 올림픽위원회에 공지하지만 선수 개개인에게 알리지 못해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식중독균 검출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상우·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