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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랭클린·D·루즈벨트 대통령은 유명한 우표 수집가였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우표 수집을 유도하면서 수집가의 길에 들어선 루즈벨트는 『우표 수집은 왕의 취미이자 취미 중의 왕이다. 우표에서 배운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도 많다』는 말을 남겼다. 영국의 조지 5세 왕은 어느 날 비서가 어떤 수집가가 모리셔스 희귀 우표를 거금으로 구입했다면서 이런 멍청이도 있다고 말하자 『바로 그 멍청이가 내 자신』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도 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도 어린 시절부터 우표 수집을 해왔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왕실 우표 컬렉션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국제올림픽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대회의 위상을 바꾸어놓은 후안·안토니오·사마란치도 저명한 우표 수집가였다. 그는 올림픽 헌장을 개정해가면서까지 올림픽 개최도시는 대회기간 중 우표 전시회를 개최하도록 명문화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인천중학교 2학년 때 프랑스에서 화가의 길을 택하셨던 어머님(李聖子 화백)으로부터 유럽 각국의 우표를 받아 보고 우표 수집을 시작한 필자는 그 후 60여 년간 우표 수집을 계속하고 있다. 처음에는 세계 각국의 우표를 모으다가 점차 수집 범위를 전문화하면서 우리나라 우표 특히 구한국시절(1884~1905)의 우표와 우편사료 및 명화, 철도, 스포츠 우표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세계 각국의 우표 수집가들과 우표 교환을 하면서 각국의 문화, 역사, 정치 사회 제도를 배우게 되었다. 우표 수집을 통해서 같은 취미를 가진 고바우 김성환(金星煥) 화백, IOC의 사마란치 위원장과 수집품을 교환하고 대화하면서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은 우표 수집이 준 또 다른 소득이었다. 서울올림픽대회 유치가 결정된 독일 바덴·바덴에서 런던 올림픽 참가 기념 초일봉피(FDC)를 증정했고 그는 스페인 우표를 우편으로 보내왔다.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을 기념하는 국제스포츠우표 전시회가 오늘부터 구월동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다. 희귀한 제1회 아테네올림픽 기념 우표를 위시하여 세계 각국에서 발행된 스포츠 행사와 종목에 관한 값지고 흥미로운 우표들이 선보이는 뜻있는 문화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