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패럴림픽 출전 후 은퇴 … 장애인AG 조직위 합류
"비장애인보다 훈련 힘들어 … 국민들 인식 달라졌으면"
"장애선수에게 스포츠는 삶이자 희망이죠. 스포츠 행정가로서 그들과 함께 하는 조력자가 되고 싶어요."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동메달리스트 김지은(31·사진)이 지난 7월7일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스포츠엔트리팀에서 일을 시작했다.

'얼짱' 장애인수영 선수로도 유명한 그는 지난 2012년 런던패럴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스포츠 행정가로써의 꿈을 안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조직위에 지원했다.

그가 하는 일은 해외 선수들의 적격 심사다. 장애인경기는 장애등급별 세부종목이 많아 등록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가 스포츠 행정가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장애선수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에요. 후원도 없고 경기장 관중석은 텅텅 비었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싶었어요."

뇌병변 장애로 보행에 불편을 겪고 있는 그는 런던패럴림픽 결선에 진출했을 때 단 8명의 선수를 위해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던 관중들의 응원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당시 그는 비장애선수보다 오히려 장애선수들의 가치를 높게 사는 런던 시민의 인식에 적지 않은 문화 충격을 받았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관중들의 응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도 처음이었고, 동시에 '장애인'이라면 먼저 색안경을 끼고 보는 한국의 현실에는 실망을 느꼈다고 했다.

"장애선수가 비장애선수보다 기량이나 기록면에선 부족하지만, 그 성적을 내기 위해 비장애선수보다 더 많이 훈련하며 인고(忍苦)의 땀과 눈물을 쏟아내야 하는데 사람들은 외모나 유명선수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이면의 노력에 대해선 관심이 없어요. 이 때문에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어요."

그는 지난해 체육인재육성재단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장애인 최초로 선발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며 본격적인 스포츠행정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여러 종목의 전문지식을 얻은 것은 물론, 다양한 스포츠강의를 들으며 스포츠행정이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선수생활을 했던 만큼 무엇을 개선해야 할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는 그는 "한국도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을 통해 장애 선수와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사진제공=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