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운전기사 양회정 자수 … 국내 수배자 신병확보 마무리
조력자에 은신행적 집중 추궁
장녀外 차남 등 행방묘연 여전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일명 '김엄마' 김명숙씨가 29일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사건과 관련, 검·경의 마지막 공개 수배자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29일 검찰에 백기 투항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신병 확보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수사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해외에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의 자녀와 측근들에 맞춰지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은닉 및 도피)로 양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양씨는 이날 오전 6시29분쯤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의사를 밝힌 뒤 1시간30분 뒤인 오전 8시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을 직접 찾아 자수했다.

양씨는 그동안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숨어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순천까지 도주 경로 및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은신할 당시의 행적을 추궁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는 물론 순천 은신처 마련, 수사 동향 전달 등의 역할을 해온 양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공개 수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사건과 관련, 그동안 검·경의 공개 수배 명단에 오른 자는 양씨를 포함해 유 전 회장, 그의 장남 대균(44)씨,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34·여)씨,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김엄마' 김명숙(59·여)씨 등이다.

유 전 회장은 시신으로 발견됐고, 대균씨와 박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전날 양씨 부인 유희자(52)씨와 함께 검찰에 자수했다.

양씨마저 검찰에 자수하면서 국내에 있는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신병 확보 작업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그러나 해외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의 자녀와 측근들의 신병은 현재까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수사당국에 체포된 장녀 섬나(48)씨를 제외하고 차남 혁기(42)씨와 유 전 회장의 최측근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52·여)씨, 문진미디어 전 대표 김필배(76)씨 등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한편 전날 자수한 뒤 14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한 김명숙씨는 이날 오전 검찰에 재소환됐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