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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해는 스포츠의 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스포츠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 초 소치동계올림픽과 최근 약 한 달여 동안 펼쳐진 세계 최대 스포츠이벤트인 월드컵이 한국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비롯해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 속에 치러졌다. 그리고 9월에는 또 하나의 메가 스포츠이벤트인 인천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비해 지명도나 규모는 떨어지지만, 국내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연이어 열리는 메가 스포츠이벤트를 활용해 그 어느 해 보다도 활발히 스포츠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이 중 기업에 소외받고 있는 이벤트가 하나 있다. 바로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다.

이 대회는 42개국 약 6000여명이 23개 종목에 참여하는 국제 스포츠이벤트지만 기업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운영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약 20여곳의 기업과 단체에서 후원과 기부를 통해 참여했지만, 후원 목표금액에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조직위는 이런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성화 봉송'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화행사를 간소화했고, 개폐회식 비용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예산 절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운영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대회 종목 축소 등 대회 운영 자체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후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본 대회에 기업이 후원으로 참여하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본 대회를 '장애인'경기로만 생각해 기부를 통해 참여하는 방법이 있으며,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기부로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형태는 기업들이 '장애인'경기가 아니라 '아시아경기대회' 즉, 대회를 스포츠이벤트로 인식하고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이다. 물론 기부를 통해 들어오는 후원금 역시 대회를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나,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본 대회를 '스포츠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할 기업을 찾는 것이다.

기업은 장애인 스포츠이벤트 후원 및 기존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 외에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애인 경기'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타 스포츠 이벤트에 비해 인지도와 사람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스폰서로써 참여할 경우 홍보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한 '장애인 경기' 후원이 아니라, CSR(기업의 사회책임)의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마케팅&글로벌 파트너십으로써 베이징부터 런던, 소치패럴림픽 등 올림픽과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 장애인 이벤트에 꾸준히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런던패럴림픽 때에는 단순한 대회 후원을 넘어 'Sports doesn't care who you are(스포츠는 평등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진한 감동과 공감을 전했다.

글로벌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과 글로벌 카드회사인 비자카드는 지속적으로 패럴림픽에 파트너로 참여해 대중들에게 사회적 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고 있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제 국내기업들도 단순한 불우이웃 돕기 등과 같은 제한된 CSR 활동에서 벗어나, 이번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후원을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타 스포츠 이벤트 스폰서 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눈에 보이는 홍보 효과 외에 추가적으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애인 스포츠 후원의 기회를 기업들이 놓치지 않길 바란다.

장애인 선수들은 대회 참여를 위해 4년 동안 많은 피와 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피와 땀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기업들의 많은 후원의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모두 하나 되는 화합의 장',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장애인 선수들이 아니라,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영웅들의 경기'가 펼쳐질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해 본다.

/정창래 2014인천장애인AG 조직위 마케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