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단 인천 방문 … 취 단장 '요주의 인물' 민선5기 때 투자계약 불이행
칭화대 유치 협약도 '문제' … 업계 "6기도 같은 길 가는 듯"
미단시티개발㈜이 실체가 불분명한 중국인 투자자에게 휘둘리고 있다.

미단시티개발㈜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규모 중국 투자단이 2박3일 일정으로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현장을 방문하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을 갖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투자단에는 중국 내 태덕그룹과 조통부동산그룹, 아멕스그룹(홍콩), 루스벨트 인베스트먼트 펀드회사(홍콩), 철강 국도부동산그룹, 중박컨벤션주식유한공사 등 총 13개 그룹사에서 27명이 방문한다고 미단시티개발㈜는 전했다.

24일 기자가 확인한 결과, 이번 투자단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단장을 맡고 있는 태덕그룹 데이비드 취(38) 사장이다. 새로운 인물이 아니라 미단시티개발㈜와 인천도시공사는 이미 아는 사람이다.

취 시장은 2013년 10월쯤 중국 베이징에서 미단시티개발㈜ 박선헌 대표를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취 사장은 박 대표의 주선으로 같은 해 11월 인천을 방문해 송영길 전임 시장과 시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취 사장은 송 시장과 측근들에게 '칭화대 총장을 통해 송도글로벌캠퍼스 내에 칭화대 송도 분교를 유치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은 2013년 12월6일부터 1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길에 올라 9일 칭화대를 방문해 분교 설립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송 시장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된 분교 유치 협의였다는 것을 인정했다.

취 사장은 특히, 올해 3월과 5월에 자신이 대표로 있는 태덕그룹 컨소시엄 등을 통해 미단시티 내 유보지 (7만6230㎡)와 중심상업용지 22필지(25만800㎡)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취 사장은 미단시티개발㈜과 계약을 맺은 뒤 3개월 내에 전체 토지대금 가운데 계약금(10%)을 내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취 사장이 맺은 투자 계약은 '효력 상실'된 것으로 인천도시공사는 확인해줬다.

6·4 지방선거로 인천시장이 바뀌자 취 사장은 박 대표와 거리를 두고, 유정복 시장의 측근으로 지난 17일 미단시티개발㈜ 부사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A(54)씨 등에 접근해 이번 투자단 방문을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중국 투자단 방문자 수는 당초 미단시티개발㈜가 밝힌 27명보다 23일 9명(상하이), 24일 8명(베이징), 홍콩 투자자(방문 불투명) 등으로 대폭 줄어 시찰단 수준으로 변질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취 시장이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조카'라는 신분을 이용해 그동안 인천시와 미단시티개발㈜을 '농락'했는데, 민선 6기 시정부도 '같은 길'을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단시티개발㈜ 관계자는 "취 시장은 미단시티 내 계약 효력이 상실된 토지에 대한 논의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말은 아직도 취 사장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미련'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치동 기자 air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