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학 교실 ▧
수수한 차림새로 등장한 L은 누가 봐도 영락없는 여염집 아낙네의 모습이다. 몇 년전 노랗게 물들인 사자머리가 잘 어울렸던 것에 반해 달라도 너무 달라진 지금의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지다 보니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서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선생님 때문에 성명학 공부를 배우긴 했지만…" 말끝을 흐리는 폼이 왠지 석연치 않아, "공부한 것 후회해?" 하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그 반대라 했다. 오히려 본업인 미용업을 그만두고 작명가로 나서야될 것 같다며 곱게 눈을 흘겼다.

"요즘은 제 손님 중에 머리하러 오는 사람보다 이름이 궁금해 그걸 물으러 오는 손님이 더 많아요" 그러면서 활짝 웃었다.

L이 필자의 사무실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그러니까 4년 전인 지난 2010년이다.

'이성아헤어숍'의 간판을 걸고 강북 변두리 시장근방에서 미용실을 운영할 당시만 해도 꽤나 화려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필자의 여의도 사무실을 친구 따라 왔다가, '이성아헤어숍' 의 문제점을 듣고 곧바로 상호를 바꾸게 됐다.

이성아헤어숍은 甲辰생인 전 주인이 파동성명으로 잘 짓는다는 업체에서 이름 겸 상호로 지은 것이라 했다.
무엇보다 64년생 이성아헤어숍은 그런대로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름에서 발현되는 중첩된 관성 7은 건강상의 문제가 야기 된다.

여성의 이름에 7. 8이 중복되면 건강은 물론 배우자와도 인연이 없다. 그래선지 몰라도 손목관절과 위장병으로 고생하다 어쩔수 없이 미용실을 접었다고 한다.

L은 그 동네에서 어느정도 알려진 미용실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간판을 새로 하는데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 주인의 상호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68년 戊申생이다. 따라서 L한테의 '이성아헤어숍'는 재물을 파괴하는 비견 1이 무리지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인성 9의 생을 받고 있어 더욱 힘이 강해진 1이 재물 5을 파극하는 것이 흉조다. 상호 자체에 이렇듯 재물이 없는데 이런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으니 영업이 안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동안 상호를 바꾸고 나서 손님이 늘긴 했는데, 그보다도 이름이 궁금해 머리하러 오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며 자랑삼아 한 소리 했다.

상호를 잘 지어야 영업이 잘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구성성명학은 어떠한 상호라 할지라도 일단 소리로 표현되는 것이라면 좋고 나쁜 작용과 영향력을 설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업주에 따라 같은 상호라도 길흉이 달라진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좋은 상호라도 사업자 등록상의 사업주와 맞지 않으면 실패의 고배를 마시게 됨은 당연지사다.

특히 상호에 있어선 2~3년 만에 바로 걷어치우는가 하면 대를 이어 연속해 이어지는 것도 많다. 상호뿐 아니라 법인명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큰 회사의 경우에 본래의 창업자가 그 회사의 이름을 사용하여 큰 발전을 가져와 회사를 일으켰더라도 아들이나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상속했을 때는 달라지는 일이 많다.

이러한 이유는 상속자의 이름의 영향과 상호의 영향이 함께 미치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사용하는 회사명을 보면 확실히 영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볼 수 있다. 사원들이 많고 오래도록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문을 닫는 곳을 보면 확실히 상호에서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상호 자체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의 영향력을 미치다보니 이 또한 일어나는 현상이다. 대개의 경우 작은 점포들이 단시간에 걷어치우는 것은 주인의 이름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