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 영화 '7년의 밤' 스틸
포토 : 영화 '7년의 밤' 스틸

 

영화 ‘7년의 밤’이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7년의 밤>에서 ‘오영제’의 대저택, 짙은 안개가 깔린 숲, 수몰된 마을을 품고 있는 비밀스러운 호수, 거대한 스케일의 댐 등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은 바로 세령마을이다. 

원작 소설 속 정교한 묘사로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세령마을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7년의 밤> 제작진은 약 10개월 동안 대대적인 장소 섭외 과정을 거쳤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팔도에서 원하는 장소들을 찾아낸 미술팀은 이곳들을 하나의 공간처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추창민 감독은 “공간과 분위기, 상황들을 최대한 사실감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로케이션과 미술 작업의 취지를 밝혔다.

<7년의 밤> 제작진은 전국의 수목원과 저수지를 다니며 세령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숲들을 찾아내었고 그 안에 실제 마을을 조성했다. 그중 하나인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상관 저수지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장소다. 빽빽이 우거진 침엽수림이 자아내는 음산한 분위기에 배우들까지 놀랐다는 후문이 전해져 기대감을 높인다. 숲 속 ‘오영제’의 대저택은 버려진 저택을 찾아내 뼈대만 살리고 새로 제작한 것이다. 이재성 미술감독은 대저택이 세령마을의 주인인 ‘오영제’의 권력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그 압도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음을 강조했다.

세령마을 속 어두우면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근원지인 호수는 충북 음성군의 최대 저수지 중 하나인 원남 저수지를 포함해 전국 각지의 호수에서 촬영했다. 추창민 감독은 “전화도 터지지 않고 차가 들어갈 수 없는 험한 곳이어서 배를 타고 다니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촬영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미술팀은 호수 안에 잠긴 마을을 실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물 속에 세트를 제작해가며 비밀을 간직한 호수와 수몰된 마을의 모습을 완벽한 비주얼로 구현해냈다.

끝으로 <7년의 밤> 제작진은 ‘현수’와 ‘영제’가 맞붙는 공간인 거대한 세령댐을 구현해내기 위해 충북 청주시와 대전 대덕구 사이에 있는 대청댐을 섭외했다. 수많은 후보 중 대청댐이 선택된 것은 댐과 함께 어우러진 호수와 하류마을이 주는 느낌이 소설 속 세령댐의 비주얼과 완벽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재성 미술감독은 “‘현수’와 ‘영제’의 몰입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위해 대청댐 위에 세트를 제작했다. 이것이 작업 중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25층 아파트 상당 높이에서의 세트 제작으로 웅장한 댐의 모습과 물이 펼쳐나가는 압도적인 장면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거대한 댐 위에서 펼쳐질 두 인물의 대결씬은 전에 볼 수 없던 강렬한 비주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주요 공간인 세령마을은 제작진의 기나긴 노력 끝에 탄생, 관객을 영화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