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적 협의채널 확보·베트남 과거사 매듭 성과

 김대중대통령은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이번 베트남 공식방문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그간 미·중·일 위주로 펼쳐온 외교행보의 균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9개국과 한·중·일 3국(9+3), 아세안 9개국과 한국(9+1)간의 회의형태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아세안이 경제는 물론, 정치 안보 등 각 부문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 아세안측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동류의식」을 심었다.

 아세안이 정상회의 때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을 초청, 사실상 아세안정상회의를 9+3회의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한 것은 우리측 입장에서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은 셈이다.

 한국이 가입한 지역협력체는 지금까지는 유일하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뿐이었지만 이제 경제 뿐 아니라 정치, 안보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지역협력체로 발전 잠재력이 큰 아세안과 중·일이 함께 참여하는 정례적인 협의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아세안과의 상호협력 필요성은 아세안이 우리에게 두번째로 큰 수출시장(2백억달러)이자 최대 무역흑자지역(78억달러)일 뿐 아니라 최대건설시장(누계 2백92억달러)이라는 점에서도 한눈에 드러난다.

 김대통령은 한편 베트남과는 과거사를 매듭짓고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게 참모진의 자평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