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의차입금 자기자본에 산입

경기銀 경우 타행보다 훨씬 양호" 

「경기은행의 퇴출결정은 잘못된 것인가.」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6월 은행권의 경영실태 평가시 판정근거로 삼았던 BIS 자기자본비율이 조작된 것이고 이로 인해 퇴출은행 판정이 잘못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경기은행의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이 시중은행들에 비해 훨씬 양호했으나 시중은행들의 BIS 비율 조작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퇴출은행 선정 직전에 제기됐던 공정성 시비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후순위차입금을 통한 BIS 자기자본비율 조작으로 김찬진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같이 의혹을 제기했다.

 김의원은 이날 『은행들이 신탁계정에 넣어놓았던 종업원 퇴직적립금을 생명보험사의 종업원 퇴직보험으로 옮기는 조건으로 생보사로부터 모두 3조7천억원 규모의 후순위 차입금을 끌어들여 이를 자기자본에 산입함으로써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상향조작했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자기자본비율 조작을 보면 퇴직적립금이 많은 6대 시중은행이 평균 1.2%포인트 높였으며 후발은행과 지방은행은 평균 0.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6월 발표된 은행퇴출기준은 조작된 수치를 기초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후순위 차입금으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생보사는 수탁고를 늘리는 혜택을 볼 수 있어 이같이 「변칙거래」가 가능했다는 것이 김의원의 지적이다.

 김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퇴출은행 결정 당시 후순위 차입금을 제외한 BIS 자기자본비율은 충청이 7.05%로 가장 높았고 경기 6.11, 외환 6.05, 상업 6.00, 한일 5.76, 조흥 5.35, 동화 5.21, 평화 5.00, 동남 4.32, 대동은행 2.37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대규모 후순위 차입금을 끌어들인 후 상업ㆍ한일ㆍ외환ㆍ조흥 등 4개 시중은행의 경우 비율이 0.74%에서 최고 1.62%까지 높아져 상위로 올라서는 등 순위가 뒤바뀌었다.

 상업ㆍ외환ㆍ조흥ㆍ한일 등 4개 시중은행은 지난 6월 경영평가 전에 종업원 퇴직금을 이용해 무려 3천9백억원에서 4천2백억원 대의 후순위 차입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