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밑반찬 배달·이불빨래·집청소 등 궂은 일"
가족·도와준 분 감사 … "더 많은 사람 참여했으면"

인천 계양구 작전2동에는 독거노인을 부모로 생각하며 섬기는 천사가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인천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정미령(51) 새마을 부녀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4년째 회장직을 맡으며 지난 2002년부터 13년간 부녀회의 일원으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는다.

정 회장은 매주 수요일 작전2동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과 지체장애인을 찾아 밑반찬을 배달하고 이불빨래·집청소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변 지인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했다는 그는 자연스럽게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왔다고 설명한다.
그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통장님의 권유였다"며 "그 이후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낄 때는 사람들이 변화할 때다.

정 회장은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70대의 할아버지에게 10년 정도 밑반찬 배달 사업을 했다. 식사를 거르시지 않게 돼 처음과 달리 건강을 회복하시는 과정을 지켜봤다"고 보람된 순간을 회상했다.

하지만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낀 순간들도 더러 있다.

정미령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며 종종 만났던 분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루 종일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노인 복지관에서 점심 배식봉사를 할 때였는데 밥을 비닐봉지에 덜어 저녁밥을 챙기는 할머니를 봤다. 속상함을 말로 이룰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의 진심어린 마음은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남편은 물론, 아들과 딸도 각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종종 시간이 맞으며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미령 회장은 "봉사는 특별한 것이 아닌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저 뿐만 아니라 한양철강공업·작전 홈플러스 봉사단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며 "앞으로 많은 주민들이 봉사에 참여해 더불어 사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