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인터뷰3-장석현 남동구청장>
'중소기업기술지원단' 운영 … 남동공단 대외경쟁력 강화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위해 '청년층 맞춤직업교육' 추진
새터민 정착시스템 구축·소래포구 관광자원 활용 계획
충청북도 음성군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중학교만 졸업하고 농부가 될 뻔했던 한 청년이 있었다. 다행히 서울로 이사와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오로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하던 그였다. 그랬던 청년이 이제는 구청장에 당선돼 52만 인구가 훌쩍 넘어버린 남동구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가 바로 장석현 남동구청장이다.

기업을 운영하던 경험만 있던 장 구청장의 첫 선거 출마는 쉽지만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은 "이미 기업인으로 성공했으면서 뭣 하러 정치에 발을 들여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장 구청장의 출마를 반대했다. 그러나 장 구청장은 이런 잔소리를 오히려 본인을 걱정해주는 주위사람들의 '격려'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가난했던 학창시절, 처음 시작했던 보잘 것 없었던 창업, 천막 공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다"며 "어려움을 이겨냈었던 그 때의 의지와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좋은 구정을 펼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남동구는 인천지역에서 부평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시청, 교육청, 교통공단, 노동청 등 주요 청사들이 밀집해 있다. 이밖에도 남동공단, 소래포구, 새터민지원센터 등 산업·관광·복지의 총집합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가 한데 모여 있다. 특히 고잔동에 있는 남동공단은 7000여개의 중소기업이 들어선 대규모 산업단지다.

장 구청장은 "남동공단 근로자들에게 기업을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모두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겉이 화려한 기업이 아닌 속이 탄탄한 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구청장은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공단의 몸집을 크게 키우기 보단, 기업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높이는데 힘쓰겠다"며 "중소기업기술지원단 운영하고 국내·외 우수기술 인증획득 사업과 산업재산 출연 사업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를 넘어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공단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무역사절단, 개별 박람회, 해외 지사화 사업을 확대해 공단 기업들이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데 적극 돕겠다"고 덧붙였다. 또 "남동공단 내 비슷한 업종들을 연계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개발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장 구청장은 남동공단의 일자리 문제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공단에 일손이 부족한 이유를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해석했다.

장 구청장은 "현재 공단은 구직자도 많고, 구인자도 많지만 그 둘이 이어지지 못해 항상 일자리가 부족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보고 있다. 이 미스매칭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취업희망 인력은행'을 만들어 남동공단 구인자와 남동구 내 구직자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겠다"며 "남동구민을 우선 채용하는 기업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으로 남동구에 구직·구인난을 한 번에 해결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남동구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새터민도 많이 있다. 남동구는 논현동 임대아파트를 통해 1500명이라는, 전국 단일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새터민을 품고 있다. 장 구청장은 그들이 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정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작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60여년을 전혀 다른 체계에서 살던 사람들"이라며 "이 곳에 한 번에 정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그들이 자긍심을 갖고 남동구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시설이나, 정서·문화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정해져 있는 남동구의 복지예산을 다른 사업을 위해 줄일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꼭 해야 할 사업이 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 복지예산을 줄이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구청장은 "복잡한 행정 체계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구민들을 위해 쉽게 복지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복지 전달 매뉴얼'을 만들고 싶다"며 "복지 정책이 있음에도 전달이 잘 안 돼 도움을 받지 못하는 구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도 남동구에는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꼽히는 소래포구 어시장이 있다. 하지만 소래어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상인간의 이익 다툼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장 구청장은 이해당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최대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소래어시장이 개발제한구역 내 위치한 불법시설이지만, 불법이라고 무작정 철거를 해버리는 것이 옳지만은 않다"며 "이를 적합한 시설로 개발해 소래포구의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어시장은 좌판 형식으로 매우 불안정한 것은 물론, 화재도 2차례나 발생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장 구청장은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개발로 인해 재래시장의 정취가 사라진다는 상인, 개발 방향에 대해 불만을 품은 상인 등 어시장 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개발제한구역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어시장을 이대로 내버려둘 순 없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시장을 최고의 관광 명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구청장은 구민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듣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구민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최대한 구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단 한명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듣고 또 들었다"고 말했다.

장 구청장은 구민들을 만나며 청소, 안전, 버스 노선 조정·증설 등의 다양한 생활 속 민원을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 앞에서 일어나는 불편 사항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구민들이 많았다"며 "구민들께서 말씀해주신 민원 모두 잊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 구청장은 구민들이 남동구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섬기는 구정'을 펼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문제든 나 혼자만의 의지로는 풀어나갈 수 없다"며 "구민 여러분께서 아낌없는 질책과 성원을 보내주길 부탁한다"고 끝맺었다.

/대담=김칭우 사회부장·정리=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