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가 지난 2009년 하반기 문을 열고 2년째를 맞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법의 국회 통과 여부를 두고 학내·외가 시끄러워지면서 송도캠퍼스는 들쑥날쑥했던 날씨같이 바람잘 날이 없었다.

그동안 학교를 오가던 학생들은 캠퍼스 밖 황량한 풍경을 저 멀리 '몽골초원'을 응시하듯 바라보며 다녔다.
그렇게 '몽골초원' 학생들이 학교를 다닌 지 2년이 지났다.

여전히 인천대 근처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인천대입구 역 근처에 호텔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다.

최근 연세대 학생들이 송도캠퍼스에 등교하면서 "시설이 너무 없다"고 야단인데, 그보다 한참 더 구석에 자리 잡은 인천대 학생들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

흔히 대학가 주변에는 대학생이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기 마련이다. 제물포 캠퍼스 근처가 그랬다. 제물포역 앞 떡볶이집 아주머니는 오가는 학생들이 사줘서 행복했고, 학생들은 싸고 맛있게 먹어서 행복했다.

최근 인천대는 제물포 캠퍼스를 다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례편입생과 사범대학 학생을 제물포 캠퍼스에서 공부시킨다는 계획이다. 어느 정도 학생들이 제물포 근처를 오가겠지만, 상인들이 옛날의 생기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은 학생들도 몇 년 뒤에 송도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인천대가 송도로 옮겨오면서 많이 발전했지만 대학다운 모습은 덜 갖춘 듯하다.

'몽골초원' 학생은 인천대입구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오랜만에 제물포의 한 가게를 추억한다.

/김미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