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평양 출신 재사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일화로 유명하다. 그의 일화를 회고하며 잠시나마 미소를 지어볼 만하다. 김선달은 대동강 물장수들과 미리 짜고 물장수들이 물을 길을 때마다 자신에게 물세를 내는 것처럼 꾸며 한양 상인들에게 대동강 소유권을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4천냥에 팔아먹는다는 이야기다.
 

사람을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결코 물없이는 살 수 없다. 오늘날에는 건강 때문에 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물에 관한 에피소드도 수없이 많다. 월남전에서 수통의 물이 떨어져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수통에 소변을 받아 놨다가 마시기도 하고 시뻘건 늪의 물을 수통에 넣어 정수제 한 알을 넣고 흔들어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세상이 상전벽화가 되어 깨끗한 물,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 제주도에서 공수해온 물을 마시기도 하고, 심지어는 외국에서 수입된 물을 마신다고 한다.

쓴이는 월남전 참전이후 고엽제에 의한 위장병으로 삶의 일부를 할애하며 물에 대한 지식을 터득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하루 종일 차를 몰아 강원도 깊은 산골짝까지 물을 길러 가기도 하고, 가끔 계양산 약수터을 찾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장에 대한 좋은 소식을 전해주지는 못하였다.
 

글쓴이는 수돗물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으나 상수도사업본부에 몸 담고부터는 상수도를 이해하게 되었다. 언젠가 방송에서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홍보하는 내용을 보았다. 지나가는 행인을 상대로 생수와 수돗물을 마시게 한 후 그 맛을 비교해 보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시민들이 수돗물쪽을 더 많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결국 생수가 더 좋다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러하듯 선입견을 버리고 생각을 바꾸면 또 다른 평범한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는 고도의 정수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여 질 좋은 수돗물을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글쓴이의 냉장고에는 수돗물이 담겨져 있다. /최복내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