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불행은 오해에서 빚어지는 예가 의외로 많다. 친할 때는 창자까지도 다 빼줄 것 같은 사이였다가도 작은 오해가 생기면 원수처럼 등을 돌리게 되는 경우가 주변에서 보면 허다하게 일어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재산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은 좋은 인간관계이다. 무엇보다 오랜 동안 쌓아 온 관계가 한 순간 오해로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면 얼마나 큰 손실인가. 그리고 그 아픔은 얼마나 크겠는가. 오해로 인해 이별과 실연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끔찍한 결과에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이년간은, 나의 운이 나쁜 탓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도 덕이 부족한 탓으로 곤욕을 치른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우선 제일 먼저 시댁과 남편과의 갈등도 그랬지만, 남의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다 돈으로 인한 구설도 만만치 않아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이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오지랖이 넓어 고생을 사서 한다고 질책하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마다 자기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진다면 세상은 삭막할 수밖에 없다. 세상을 살다보면 남에게 도움을 줄 때도 있고, 받을 때도 있는 것이 인생사다.
그래서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것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영악한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양보하고 손해 보면서도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서다. 주변에 자기에게 닥친 일을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매우 간단하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뿌리박고 있는 이기주의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위험에서 벗어나면 그만이라는 극단적 이기심이 책임전가를 불러온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꾸고 산다. 그렇지만 그 꿈을 향한 진정한 행복 또한 남을 위한 배려에서 나타난다. 이타주의는 내가 먼저 남의 어려움을 걱정해줌으로써 남도 나를 위하도록 하는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다음: 필연의 장(場) www.yejiye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