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로 닭사육 … 하루 400판 넘는 유정란 생산

"내 아기 먹인다는 생각으로 최고 품질 만들래요"


글 싣는 순서

1.신(新)작목, 야콘으로 승부한다.
2.양계업에 뛰어든 젊은 부부.
3.최고의 배 당도에 도전한다.
4.경기도농업기술원-경기농업 우리가 책임진다.

2.양계업에 뛰어든 젊은 부부 <신세대 농업 CEO 박진용·김수희 부부>

"최고의 무항생제 유정란 생산과 전국에서 우리 유정란을 찾게 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희망이며 꿈 입니다."

힘들다 소문난 양계업(유정란 생산)에 젊음이란 무기를 장착하고 뛰어들어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신세대부부가 있다. '알찬농장'신세대 농업인 CEO 박진용(31)·김수희(30) 부부다. 이들이 생산해내는 유정란은 용인지역에서는 꽤 유명하다. 매주 1회 용인시청 옆 청소년수련관에서 직거래도 될 정도다.

11월 초.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들과 함께 이들이 운영하는 농장을 찾았고 유정란을 맛봤다.
대부분의 계란 맛이 비슷하다는 선입견이 이날 깨졌다. 이들 부부가 생산해 내는 유정란은 신선했다. 기자가 맛본 날계란의 맛은 시골 할머니가 챙겨주시던 암탉이 바로 낳은 생달걀 맛처럼 느껴졌고 매우 고소했다.
박씨 부부도 "유정란 항생제 검사를 비롯해 닭 혈청검사, 농장내 수질검사, 사료 무항생제검사 등 최고의 환경에서 생산해낸 유정란"이라며 "맛본 사람만이 그맛을 알 것"이라고 맛에 자신했다.

▲결혼 후 시작된 부부 동업, 성공률을 높였다.

이들 부부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들 부부의 농장생활은 결혼하기전인 지난 2005년 남편 박진용씨가 용인시 처인구에 농장을 만들면서 그 모태가 됐다.

박씨는 당시 계란 유통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의 가업을 돕고 있었으며 '직접 계란을 생산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6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농지를 임차한 뒤 과감하게 양계업에 뛰어들었다.
6천500수의 암·수탉을 구입했고 유정란을 생산해냈다.

결실이 무르익을 시기 남편 박씨에게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평생 동업자인 부인 김수희씨를 만난 것.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들 부부는 교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고,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 처음부터 부인 김씨가 남편을 도운 것은 아니었다.

결혼전 양계업을 한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고 많이 놀랐다. 젊은데 왜 양계업을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힘든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인 김씨는 남편과 결혼 후 남편이 유정란을 생산해 낼 때마다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해버려 남편을 돕기로 했다.

"좋은 품질의 유정란이 생산되는 것이 우리 부부에게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이 같은 아내의 지원에 남편 박씨는 힘을 얻었고 하루 유정란 400(한판당 30개)판이 넘는 유정란을 생산해내는 CEO가 됐다.

▲부부 CEO의 다양한 능력

본격적으로 아내 김씨가 남편을 돕기 시작한 것은 결혼 전부터 유통업을 준비하는 일이였다. 남편이 생산해내는 유정란을 최고의 가격에 또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을 맞게 된 것이다.

"아무리 좋은 품질의 유정란을 생산해 낸 다해도 판로가 없다며 소용없는 일이겠지요."

박씨 부부는 인터넷을 공략하기로 했다.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알찬 유정란 농장 블로그를 개설했고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부인 김씨는 최근에는 직거래도 검토하고 있다.

남편이 이른 아침 생산해낸 따끈따끈한 유정란을 소비자에게 택배 등으로 바로 직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부인 김씨는 "유정란의 경우 도매가 현재는 안정적이나 직거래가 가능하다면 또 다른 안정적 유통구조가 될 것"이라며 "택배비 부담 등 어려움이 산재돼 있지만 남편이 생산해낸 유정란을 많이 판매하는 일이 제 몫"이라고 말했다.

▲차별화가 곧 성공, 유정란을 선택하다.

처음 박씨가 유정란을 선택한 계기는 간단했다.
좋은 품질의 유정란을 생산해내고 품질을 인정받게 된다면 소비촉진효과에 따른 성공 확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여러 계란중 최고의 계란은 당연 유정란 이지요."

박씨는 "일반 시중에 유통되는 무정란은 암탉들만 그득한 축사에서 낳은 달걀이다"며"무정란과 유정란의 영양학적 차이가 없다고는 하지만 병아리가 될 수 있는 계란과 그렇지 않은 계란은 생물과 무생물에 비유될 정도로 생명에너지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유정란은 자연상태의 건강한 계란이라는 것이 박씨의 주장이다.

▲그럼 왜 유정란이 더 좋을까

자연친화적 환경 농산물의 보급에 그 이유가 있다고 박씨는 말한다. 현재 대다수 무정란 생산방식은 대단위 밀집사육에 의한 대량생산된다.

밤에도 전등을 밝혀놓고 24시간 산란을 유도해 좁디좁은 케이지에 몇 마리씩 가둬놓고 움직이지도 못하도록 하고 오직 알을 생산하는 계란 생산 공장이 바로 무정란의 케이지 사육법이다.

이로 인해 닭들의 건강상태는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대부분의 닭이 호흡기질병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이에 반해 유정란은 자연의 섭리대로 암수 합사해 키우는 닭에 의해 생산된 계란이다. 자연히 닭의 상태는 매우 건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고 각종 항생물질의 투여 없이도 강한 면역력을 지닌 매우 건강한 닭이다. 산모가 건강해야 아이가 건강하듯 계란도 그 어미가 건강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비싸다는 것.
생산비 등이 높기 때문이다. 유기농산물의 경우는 생산효율이 현저히 낮다. 거기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인해 일반 농산물보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박씨는"가격과는 바꿀 수 없는 건강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힘든 농촌생활 극복을 위한 브랜드화

이들 부부의 성과는 곧 고통이었다. 이른 새벽4시면 일을 시작해야 했고 투자금이 적어 시설 또한 최첨단이 아닌 수동이 많았다.

남편 박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침일찍 일어나 유정란을 수작업으로 줍고 정성껏 깨끗하게 손질해 시장에 내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정란 대부분이 그렇듯 브랜드가 없어 처음 품질에 대한 평가는 저평가 됐다. 아니 되고 있다.
박씨는 "일반적인 농축산물 대부분이 브랜드화 돼 판로 등 큰 어려움이 없는데 계란, 특히 유정란의 경우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직거래 등이 어렵다"며 "브랜드화 될 경우 더욱 농가에 도움이 되며 소비자 또한 안전한 계란, 유정란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씨 부부는 브랜드화에 대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정란 생산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박씨 부부는 한목소리로 성공을 다짐했다.

박씨 부부는 "태어날 우리아기(출산일 내년 6월)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최고 품질의 유정란을 생산해 낼 것"이라며"또 브랜드화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소비자들에게도 품질에 대한 인정을 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래기자 (블로그)y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