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오염과 어류 무차별 남획 등으로 물범 등 해양동물과 조개류 등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일부 어종은 멸종위기에 몰리는등 황해 생태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한서대 환경연구소가 주최한 제5회 4개국 국제환경세미나에서 제기됐다. 따라서 한국과 북한 및 중국측의 연구·보존 노력은 물론 비슷한 연안생태계를 갖고 있는 일본 및 대만의 협조와 네트 워크화를 통한 국제적 공조체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날 우리나라 ‘서해 연안해양생태계의 다양성 보존을 위한 지역간 협조방안’을 발표한 한국해양연구소 제종길 박사는 서해안 생태계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해안 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가 주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제 박사는 한국자연보호협회(KACN)가 서해연안에는 179종을 보호 종으로 등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2종의 연체동물, 23종의 물새 및 물범 어종과 4종의 포유동물을 포함한 29종은 멸종위기에 빠진 보호종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2종의 포유동물과 14종의 새 등 16종은 천연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다고 밝히고 특히 무척추해양 어종이 멸종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상태는 더 상세한 조사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황해가 태평양으로부터 고립된 채 많은 염분과 다량의 찬해류를 가진 반폐쇄형의 특수한 해양지리학적 여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해양유기체 가운데 풍토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개펄 연체동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제 박사는 최근 자연보호를 위한 국제기구(WWF) 한국사무소 등 민간단체(NGO)가 황해의 자연보호를 위한 운동을 펴기 시작한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백령도 연안의 물범 서식생태’를 처음으로 조사 발표한 국립환경연구원 원창만 박사는 특히 황해에서 점박이 무범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보고해 주목받았다.
원 박사는 200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년여간 백령도 인근 해안의 물범의 분포, 휴식 및 이동경로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서해 물범이 500여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보고 이 같은 추세라면 빠른 속도로 감소해 멸종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해에서 고립된 개체군으로 서식하고 있는 물범이 1월경 중국요동반도 연안에서 번식, 3월 둘 째 주 무렵 백령도 인근으로 돌아와 여름과 가을철을 지내다가 12월께 다시 돌아가는 희귀종이라고 밝히고 해양생태계에서 핵심종 역할을 하는 점박이 물범에 대한 연구와 보존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