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터널공사가 시공업체의 부도로 내년 개통이 어렵게 됐다. 착공한지 7개월만에 공정(工程) 10%미만의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공사를 중단하고 법정관리 신청을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겠으나 한편으로 시민으로서는 착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된 것은 전적으로 시공업체의 부도 때문이라 하더라도 인천시도 마땅히 일련의 책임을 통감해야 하며 문학산 터널공사 자체를 전면 재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먼저 벌여놓은 공사마다 왜 준공기일을 지키는 현장을 찾아 보기 힘든지 그 점이 궁금하고 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나름대로 불가피한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그동안 시민에게 보여준 각종 공사의 진척과정을 보면 「중단-재개」의 반복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러는 IMF의 불똥이 문학산 터널에 까지 튀었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는 29일 개통한다는 경인복복선 공사과정을 보면 한마디로 만신창이였다. 공사비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는가 하면 지자체와 지방의회간에는 티격태격하다 세월을 보냈다. 약속한 준공일을 수삼년을 넘긴채 이제 겨우 그것도 구로~부평구간이 마무리 됐을 뿐 나머지 구간은 언제 개통될지 지금으로서는 분명치가 않다. 이밖에 문학 경기장과 인천지하철 그리고 인천국제공항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준공예정일을 어겼고 이로 말미암아 관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한없이 추락했다. 관에서 하는 일인데 「그러면 그렇지 준공기일 내에 공사를 끝내겠는가」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음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중단-재개」가 되풀이 될때마다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 뻔하고 그동안의 물가앙등은 공사를 다시 시작한다 해도 여기에 압박을 가할게 틀림없다. 한곳도 아니고 여러곳에서 지연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어딘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 되었다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앞일이 불투명하고 믿지 못할 상황에서는 민심 또한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인천시는 후속조치를 마련하는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개통은 앞당길 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