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다투어 관광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천 용유ㆍ무의관광단지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인천시내에 산재돼 있는 유적지ㆍ명소를 묶어 관광코스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며칠전 중구청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편의시설 확충에 7억1천만원을 투입키로 했다고 한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우리의 관광환경이 전례없이 급변하고 있어서 이에 적극 대응하는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정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는 국제화 개방화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관광산업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야흐로 문화의 힘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21세기에는 문화의 기반이 없는 사회는 더 이상 생존할 수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관광정책에 미비점이 없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는 관광정책을 다루는 당국자에게 동양권 외국인을 위한 안내간판에 한자(漢字)를 병기(倂記)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한자 병기를 주장하는 이유는 다분히 경제적이다. 「한자경제권」의 국제어(國際語)인 한자를 외면하고서는 동아시아권에서 마저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고 특히 인구가 12억이 넘는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한자병기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와 인접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그들의 문자쓰기를 거부해선 논리에 맞지 않는다.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면 그들의 불편을 덜어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를 둘러보면 말이 좋아 관광정책이지 실은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주어진 대로의 관례나 규정에 따라 기계적으로 무난하게 움직이면 무해무득하다는 식이다.

 「인천에서 가장 큰 불편은 도로 표지판이나 버스 안내판을 이용해서는 길을 찾기 힘들다. 길을 잃어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외국인을 생각하는 배려가 아쉽다」는 대우자동차 중국인 연수생의 말이다. 이런 현실이라면 돈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관광인천」은 미안하지만 불가능하리라고 본다. 최대의 관광자원은 바로 친절이며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