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GH의 공공개발 포기 직후
대행사 A업체와 함께 본격 밑그림
이미 시공사 선택 후 땅 매입하기도
사실상 추진위의 사업 구상과 동일
화성시 행정절차 약속 의구심 커져
화성시 금곡동 도시개발 사업이 민간업체와 조합추진위가 수년 전부터 그린 밑그림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시가 이 계획에 따라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인천일보 2021년 11월1일자·2022년 3월21자 1면 '금곡동 개발 발표 보름전 땅 매입…화성시 판 깔아줬나' 등>
21일 화성시와 금곡동도시개발 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A업체는 2019년 설립된 추진위원회의 사업시행 대행사를 담당하면서 금곡동 일대 사업을 구체화했다. 추진위에는 토지주 6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추진위원회가 밝힌 사업자료를 보면 A업체와 추진위는 금곡동 토지주로 구성된 조합을 구성해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곡동은 애초 2016∼2019년 경기도시공사(현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공개발을 하려다 포기한 곳이다. 이 계획에 맞춰 A업체는 개발계획수립 등을 맡기로 했다. 또 화성시로부터는 인허가를 비롯해 행정지원을 받기로 했다. 사업 시공은 P건설과 H건설, 출자와 금융주관사는 M증권, 신탁업무는 K신탁이 각각 맡도록 계획을 짰다. 시공을 맡은 두 건설사는 화성시가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 전인 2019년 이미 A업체에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곡지구 개발은 A업체 구상과 사실상 동일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GH가 금곡동 일대에 공공 개발사업 포기 의사를 화성시에 밝히자, 같은 해인 2019년 조합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A업체는 GH가 사업을 포기하기 전인 2017년 4월에도 화성시에 개발사업 의향서를 접수했고, 3개월 후인 7월에는 문화재지표조사를 했다고 추진위 계획서에 담겨 있다.
사업시행을 맡은 A업체는 2021년 3월20일 120억원에 4만9785㎡ 규모의 땅을 사들였다. 땅의 용도는 개발이 불가능한 보전관리지역이었다. 공교롭게도 시는 A업체가 땅을 매입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021년 4월 5일 '2030 화성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변경안)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 열람공고'를 냈다. 이 공고에는 A업체가 사들인 땅을 포함해 219만㎡ 복합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복합개발진흥지구는 주거·공업, 유통·물류, 관광·휴양 목적의 기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될 때 지정한다.
이후 시는 또 2개월 만인 같은 해 6월 GH가 사업을 포기했는데도 난개발 방지를 이유로 금곡동(220만㎡) 일원 개발행위허가 제한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 이 때문에 시가 A업체와 추진위의 사업에 대해 행정지원에 나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금곡동은 동탄신도시와 오산시 중간에 있는 곳으로 화성시 동쪽 지역에선 기산지구와 함께 마지막 개발지로 꼽힌다. 2016년 경기도시공사(현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금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부터 행정절차를 끝내고 2025년까지 이 지역을 개발하는 계획을 시에 제안했다. 시는 2018년 6월28일 금곡동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했다. 이후 GH는 개발 사업 포기 의사를 화성시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 관계자는 “GH는 예산 부족 문제로 사업을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고, 유일한 개발 지역이기에 관심이 있었다”며 “개발로 자칫 수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 주민들이 움직였다. 이후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GH가 사업을 포기했기에 다시 개발을 추진 중이다”며 “해당 지역은 민간이나 공공이나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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