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단 "영국군, 정당한 이유 없이 총격" 결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각) 1971년 벨파스트에서 영국군이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면서 50년 만에 사과했다.

진상 조사 결과 당시 영국군의 작전으로 10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9명에게는 정당한 이유 없이 총격과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13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북아일랜드 지방정부 지도부와 통화한 뒤 "영국 정부를 대신해 벨파스트의 밸리머피 지역에서 벌어진 당시 사건의 진상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자 가족이 느꼈을 비통함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한다"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또 "북아일랜드의 화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계속된 재조사에 마침표를 찍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가 사과한 사건은 영국 정부가 거리에서 폭력 시위를 조장한 아일랜드계 용의자들에 대해 재판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조처를 내리면서 벌어졌다.

당시 밸리머피에는 영국의 통치를 반대하는 아일랜드계 가톨릭 주민이 다수 거주했다.

벨파스트 사건으로 북아일랜드에 분리 독립을 위한 충돌 사태가 촉발됐다.

사망자 가운데 휴 뮬란(38) 신부는 부상자를 돕고 있었으며, 하얀 물건을 흔들어 보였는데도 뒤에서 총 두 발을 맞았다고 진상조사단은 밝혔다.

시본 키건 조사단장은 "사망 사건에 대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라며 "사망자는 있지만 아무도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아일랜드 가톨릭 무장세력과 친영국 개신교 민병대, 그리고 영국군의 충돌로 3600명가량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