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론 놓고도 갈등 조짐…원내 세몰이 경쟁 격화

더불어민주당 '빅3' 대권주자 간 견제심리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우선 부동산 실정 문제를 놓고 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총리 측과 현직 광역단체장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지사 측에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부동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들 주자 쪽에선 "강 건너 불구경이냐",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응수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11일 '광화문포럼'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책임론과 관련, "당연히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도 "아마 지자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총리로서 부동산 실정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울만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경기도의 이 지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 "독선적이며 무능한 정책이 누적된 탓"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지사가 전날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정책을 사례로 들어 "여당, 야당이 아닌 '관당'이 지배하는 나라"라며 관료주의를 비판한 것도 두 주자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 측도 이 지사 측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정성호 의원의 주장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 같아 보여 자못 아쉽다"며 "제3자가 보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총리 출신들을 비판하면서 차별화하려는 것이 이 지사 측 내부 전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원내 세몰이를 둘러싼 견제도 치열하다.

전날 이 전 대표의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는 40여명의 의원이 출동했고, 이날 정 전 총리의 '광화문포럼'에는 60여명이 몰렸다.

이 지사 측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에는 30여명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12일 전국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 발족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한다.

당내 기반이 탄탄한 편인 정 전 총리 측은 "광화문포럼 가입자만 66명 정도 된다"고 세를 과시했고, 이 지사 측은 "그간 원내 세력이 약하단 이야기를 들었지만 최소 30명이 이번에 커밍아웃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