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환 논설실장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이른바 '경제 5단체'다. 경제 현안과 사회 문제에 대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한다. 상의가 가장 오래됐지만 고도성장기에는 전경련이 맏형 역할을 해왔다. 1961년 고 이병철 삼성 회장 등의 주도로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_일본경제단체연합회)을 모델로 설립됐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여파로 삼성 등 4대 그룹이 탈퇴하고 세무조사까지 받는 등 위상이 추락해 있다. 경총은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불거진 노사문제를 전담하기 위해 1970년 설립된 사용자 단체다.

▶상공회의소는 1599년 동서양 무역의 거점이던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세계 최초로 창설됐다. 산업혁명이 본격화 된 18세기부터 세계 주요 상공업도시들을 거점으로 잇따라 설립되기 시작했다. 1919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130여 개국 상공회의소들을 회원으로 한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최초의 국제경제기구로 출범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구한말 개항기인 1884년 설립된 한성상업회의소가 효시다. 이후 조선상공회의소, 경성상공회의소 등을 거쳐 해방 후 현재의 대한상공회의소_서울상공회의소로 바뀐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들의 단체인 주한외국상공회의소들도 있다. '암참(AMCHAM)'으로 불리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는 1000여 기업, 2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전국 70여 곳에 상공회의소가 있지만 인천상공회의소는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1885년 인천의 객주(客主_중간상인)들이 결성한 인천객주회가 그 뿌리다. 서울의 한성상업회의소에 이어 두번째로 오래 됐다. 인천항의 개항으로 일본과 청나라 상인들이 세력을 넓혀나가자 인천 지역의 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적 단체였다. 1902년에는 일본 화폐 수취 거부운동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제24대 집행부를 꾸린, 136년 역사의 인천상공회의소가 새로운 비전과 경영목표를 내걸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All your Business, 인천상공회의소와 함께!'이다. 심재선 회장의 공약이기도 한 '기업하기 좋은 인천'을 실현하겠다는 다짐이다.

▶언제부턴가 지역총생산(GDP)을 담당하는 기업이나 공장까지 혐오시설 범주에 넣는 요즘의 세대다. 우선 사는 동네의 집 값을 올려보자는 근시안일 뿐이다. 기업의 창출과 확장없이는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기약하기 어렵다. 예전 한진중공업 땅이라 불리던 북항배후부지의 눈부신 변모를 보면 새삼 실감난다. 그 곳에서 느끼는 활기찬 분위기는 아마도 인천 청년들의 일터들이서 더 그럴 것이다. 심재선호(號) 인천상의가 '기업들이 춤 추는 인천'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정기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