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환경 부족한 청소년 학습공간
33곳중 11곳 성인이용률 40% 넘어
청소년프로그램 운영 '휴카페' 전환

경기도가 도내 청소년 공부방 운영 문제로 고민이 깊다. 학습 환경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해 일선 시·군에 도비를 지원해 공부방 33곳을 운영하는 중인데, 정작 11곳은 성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어서다.

9일 도에 따르면 총 사업비 6억660여만원을 들여 수원·용인·안양시와 연천군 등 16개 시·군에 청소년 공부방 3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운영비 1억6377만7000원은 도비다.

지역별로 운영하는 청소년 공부방은 수원시가 5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용인·안양시 각각 4곳, 평택시 3곳, 김포·광명·안성시와 양평군 각각 2곳 순이다. 부천·화성·이천·여주·동두천시와 연천군에도 1곳씩 있다.

'청소년 공부방'은 평소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이 일주일에 5~6일 정도 학습하는 전용 공간을 말한다.

문제는 수원·용인·안양시와 연천군 등 일부 지역 내 청소년 공부방 11곳은 성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안양5동 청소년 공부방의 성인 이용률은 무려 93.07%였다. 용인시 백암 청소년 공부방 역시 지난해 성인 이용률이 72.74%에 달했다.

또 수원시 우만동·신명 청소년 공부방의 성인 이용률은 각각 63.4%·73.65%였다. 연천군 통현리 청소년 공부방의 성인 이용률도 40.67%였다.

한 청소년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장소인데, 되레 어른들이 자주 온다”며 “그래서 지금은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도는 내년부터 성인 이용률이 40%를 넘는 해당 시·군 청소년 공부방엔 도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소년 공부방에 대한 성인 이용률을 파악했더니, 11곳이 평균 40%를 넘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운영 중이어서 고민이다”라며 “이에 따라 이런 공부방엔 도비를 주지 않기로 했다. 대신 청소년이 각종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쉴 수 있는 휴카페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공부를 원하는 청소년들을 고려해 휴카페는 공부방 대체 시설이 있는 시·군에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청소년 공부방 33곳 중 최근 3년간 성인이 단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곳은 화성시 능동 청소년 공부방뿐이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