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요양시설 면회 전면금지
인천 총 437곳 1만3052명 입소
올해도 비대면 가정의 달 보내
“하루빨리 종식돼 직접 봤으면”
▲ 5월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요양원을 찾은 이승학(58)씨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 장옥순(88)씨에게 안부를 묻고 있다.

“어머니, 저 왔어요.”

6일 오전 인천 계양구 효양요양원. 어버이날을 이틀 앞두고 이곳에 입소해 있는 어머니를 면회하러 온 이승학(58)씨는 유리문 너머 휠체어 앉아 있는 어머니 장옥순(88)씨를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장 할머니는 깍지 낀 손을 앞으로 내밀며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이씨는 “6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고 치매 증상이 심해지셔서 요양원으로 모셨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라도 면회하면서 얼굴을 볼 수 있어 다행이긴 하다. 그래도 하루빨리 백신 접종을 마쳐서 어머니 손과 얼굴을 직접 만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로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면회가 전면 금지되면서 시설에서 지내는 어르신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정의 달을 가족과 '비대면'으로 보내게 됐다. 올 3월 기준 인천지역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요양공동생활가정)은 총 437곳으로 현재 1만3052명이 입소해 있다.

이씨 어머니가 입소한 효양요양원은 정부가 지난해 2월부터 요양시설 접촉 면회를 금지하면서 비대면 면회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사전 예약제로 오전·오후 두 차례씩 하루 총 4회 요양원 입소 어르신과 보호자가 출입 유리문을 두고 10분여 간 만나는 방식이다. 면회가 끝나면 요양원 직원이 밖으로 나와 출입문과 보호자가 가지고 온 선물 등을 놓고 가는 테이블을 꼼꼼히 소독한다.

김만희 원장은 “현재 요양원 직원은 전부, 입소 어르신은 3분의 2 정도가 1차 백신 접종을 한 상태여서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효양요양원은 올 초 같은 건물을 쓰는 A 요양병원과 B 요양원에서 총 80여명에 가까운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자체적으로 코호트 조치 등을 실시하며 감염 전파를 막았다. 결국 집단 감염이 발생한 A 요양병원은 이달 말로 문을 닫게 됐다.

김 원장과 이씨는 “어르신들이 비교적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지만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이전과 같이 직접 대면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오는 9일까지 '특별방역관리 주간'을 연장하고 강화된 '인천형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백완근 시 건강체육국장은 “가정의 달에 가족 간의 만남을 계획하고 계시겠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을 자제해 주시고,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