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시장 수도권매립지 연장 입장 관련 공개서한문 전달

“언제까지 이 좁은 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대형 매립장에만 의존해 쓰레기를 처리하실 겁니까.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쓰레기 선진화를 위한'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이재현(사진) 인천 서구청장이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촉구하는 공개서한문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달, 서구민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 것을 촉구했다.

서구는 3일 이 청장이 수도권매립지 연장 뜻을 시사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더는 서울의 발전에 또다시 인천 서구민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공개서한문에서 이 청장은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쓸 수 있도록 협의하자고 밝힌 오 시장에게 강한 유감을 드러내며 수도권매립지로 고통받아온 서구민의 30년간 설움을 밝혔다. 특히, 서울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기까지는 서구민의 희생이 있었음을 분명히 전했다. 또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는 서울이 대형 매립장에 의존한 채 과거를 답습하는 후진국형 체제를 내세우는 건 서울의 위상에 맞지 않을뿐더러 남다른 자부심을 지닌 서울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 청장은 또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효율적인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발생지 처리 원칙에 입각해서 서울 내 쓰레기는 자치구별로 각자 처리 ▲대형 매립장에 의존하지 말고 감량과 재활용에 최우선한 쓰레기 정책 실행 ▲쓰레기종량제 봉투까지 과학적으로 선별해서 감량과 재활용 방안 추진 ▲최첨단 재활용 기술을 기초자치단체별로 적용토록 재활용 산업 파격 지원 ▲나머지 물량은 최첨단 열효율 방식으로 소각하고 소규모 매립장으로 해결 등이다. 이 청장은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서울이 나서 쓰레기 선진화를 이끄는 것과 함께 4자 협의를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현 청장은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서구가 몇 년 후면 80만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면서 “그런데도 여전히 서구에 쓰레기를 묻고 서구민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서울 등 해당 지자체와 국가가 나서 수십 년 묵힌 갈등을 함께 풀고 쓰레기를 선진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외치는 서구는 감량과 재활용에 기반한 쓰레기 선진화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라며 “서구는 이러한 계획을 다각도에 걸쳐 구체화했다. 서구처럼 하면 수도권매립지도 종료시킬 수 있을뿐더러 쓰레기 문제도 얼마든지 해소하고 선진화할 수 있다” 강조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