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부족·군공항 소음 피해
구 개편안에 청사 소재지 빠져
주민들, 길가 반대 현수막 걸어
온라인서 '수원 봉담구로' 의견
화성시 “주민 의견 수렴 예정”
화성시청사/사진제공=화성시
화성시청사/사진제공=화성시

“화성시한테 소외당할 바에는 차라리 수원시로 보내주세요.”

화성시 한 지역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때아닌 ‘수원시 행정구역 조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설 인프라 부족, 군공항의 국제공항 전환 이전 등 각종 정책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화성시에 따르면 최근 봉담읍 여러 주민단체는 시가 추진하는 3개 구(區) 체계 개편 방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담은 현수막을 길거리에 내걸고 있다.

2019년 행정안전부에 구 설치승인을 신청한 시는 현재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했다.

시 계획상 구 체계는 동탄신도시가 있는 동탄권과 나머지 두 개 권역으로 나뉘게 된다. 봉담읍은 병점·진안 등 태안권과 묶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구청사 소재지에 봉담읍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담읍에 거주하는 주민은 약 8만2000명으로, 읍 단위 인구순위 전국 8위에 해당한다. 택지개발지구 아파트가 하나둘 준공되는 2023년 이후는 인구 10만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봉담읍은 필수_편의시설이 부족해 지역 발전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고등학교의 경우 2008년 고등학교 1곳이 개교된 이후 13년째 전무하다.

여기에 구청 제외까지 더해 일종의 ‘홀대론’이 지역 내 입소문이 돌자, 주민 중 일부는 수원시로 편입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약 2만4000명 봉담읍 주민들로 구성된 온라인 카페에서는 22일부터 ‘수원시 5번째 봉담구로 들어갑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찬성 의견이 계속 달리고 있다.

카페 운영진 측은 “화성시에서 봉담을 홀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면 놓아달라”며 “여러분들의 집단지성으로 수원 5번째 봉담구 편입을 추진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원 생활권과 근접한 점 ▲수원에 개발 면적이 부족한 점 ▲다수 주민의 찬성이 있으면 경계조정 추진이 가능한 점 등 나름 근거도 덧붙여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군공항과 국제공항 관련한 문제도 담겨있다.

봉담읍은 전투기 소음피해를 겪고, 인구증가 뒤 피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바꿔 이전_건설하자는 주장과 이를 반대하는 화성시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종종 나온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봉담은 크기로나 역사로나 주축이 돼야 하는 지역임에도 시는 엉터리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원 편입이 가능성 없다는 건 주민들도 알고 있으나, 시가 군공항 이전 및 국제공항 건설 찬성의견을 무시하는 등 여러모로 차별한다는 생각에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구 개편이 부당하다는 봉담 주민들의 의견을 시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의견을 추가로 또 수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시에 접수된 집단민원은 없으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