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 군·구 자료 분석 결과 2008년 이후 도심 8개 폐천 확인 “사업 과정서 복원 방안 모색해야”

 

▲ 인천시는 청라국제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공촌천·심곡천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면서, 시의회에 보고한 것과 달리 공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온 처리수 일부를 주민들 몰래 빼돌려 연간 수억여원의 수입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적조현상·조류가 발생해 하천에서 악취가 진동하면서 집단민원이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청라지구를 감싸고 있는 심곡천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청라지구를 감싸고 있는 심곡천.

 

'환경특별시'를 선언한 인천에서 물줄기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도시개발로 7㎞가 넘는 길이의 소하천이 폐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지방하천 위주의 행정에서 소하천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이자 환경단체는 하천 실태를 점검하고, 도시개발 사업 과정에서 하천을 복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8일 인천녹색연합이 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천 하천 마스터 플랜'이 작성된 지난 2008년 이후 인천 도심에서 8개 소하천이 폐천됐다. 자취를 감춘 소하천 물줄기는 7.36㎞ 길이에 이른다.

소하천이 사라진 원인은 대부분 도시개발이었다. 서구에선 완정천·신기천·대촌천이 폐천 고시됐는데, 불로동 완정천과 당하동 신기천은 지난 2019년 검단신도시 사업으로 물길이 덮였다.

남동구에서도 2009년 서창지구 개발 사업으로 걸재천, 구룡천이 없어졌다. 구월동 소구월천은 상류부 복개로 하천 기능을 잃어버리면서 폐천됐다.

계양구 계산동 지선천은 지난 2019년 소하천 지정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폐천됐는데, 하천 부지 위에 병원이 건립되면서 연장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중구 무의천은 소하천 정비 과정에서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5년 폐천됐다.

소하천은 국가·지방하천에서 제외되는 폭 2m 이상, 연장 500m 이상의 물줄기다. 인천에는 국가하천 2개(굴포천·아라천)와 30개의 지방하천, 113개(138.5㎞)의 소하천이 남아 있다. 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하면 지방하천은 16개, 소하천은 23개(30.47㎞)에 불과하다. 지난 10여년간 도시개발로 사라진 소하천 길이를 합치면 남아 있는 소하천의 24.2%에 이른다.

인천시는 해마다 '지방하천 유지·관리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지만, 소하천은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소하천 관리 주체가 기초자치단체라는 이유다. 시 수질환경과 관계자는 “소하천 지정·폐천은 군·구가 담당한다. 소하천 관리는 주로 수해 예방 차원에서 정비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은 “하천은 생물 서식처이자 시민에게 휴식 기능을 제공하고, 도시의 바람길 역할을 한다”며 “소하천을 비롯한 지방하천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도시개발 사업 시행 과정에서 하천 복원을 적극적으로 검토·실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