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미연장시 소송 가능성 커…패소 땐 '수십억' 보상해야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재계약 논란이 일고 있는 용인 기흥저수지 내 수상골프연습장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정치권 요구대로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 '한국농어촌공사-골프연습장' 사업주 간 법정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4월28일자 '용인 정치권, 공익 챙기다 공정성 잃을라'>
28일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한국농어촌공사는 2016년 골프연습장 사업주에게 수상골프연습장 운영과 관련된 목적 외 사용승인을 해줬다.
수상골프장은 용인시 고매동 기흥저수지 내 들어서 있다. 시설 규모는 기흥저수지 면적 2310만㎡ 기준의 0.2%인 5894㎡다. 사업주는 해마다 토지주인 농어촌공사에 1억3400만원을 토지 임대료로 내고 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2021년 7월 재계약을 해야만 사업주는 지속해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지역 정치권에서는 저수지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다는 취지로 '골프연습장' 계약 연장을 반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난감한 상황이다. 계약 해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 요구를 받아들였다가 자칫 사업주가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와 사업주간 작성한 계약서에는 '해지사유'가 명시돼 있다.
▲공공·공익 사업에 필요한 경우 ▲사용자 선정 및 계약 행위 금품수수 불법 행위 ▲계약 사항 허가 조건 위반 ▲생산기반시설 위반 본래의 목적 침해 ▲실정법 위반해 물의를 일으킬 경우 ▲매매나 제3자 소유권 이전 등이다.
사업주가 이같은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만 계약 파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주는 2016년 농어촌공사와 계약을 한 이후 지금까지 위반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농어촌공사도 5년이 흐른 지금까지 계약을 유지해 왔다.
농어촌공사도 이같은 상황에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거나, 파기했을 경우 사업주가 '소송'에 나설 명분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부적으로 돌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용인시가 공공사업을 추진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시가 해당 용지를 수용하면서 사업주에게 보상을 해주면 된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경우 등이 아닐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100%다”라고 밝혔다.
사업주도 재계약이 안 될 경우 '건물비'와 '영업손실비' 보상 소송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골프장 종사자만 80명에 달하는데, 연장되지 않으면 이들의 생계를 유지할 방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골프연습장을 찾는 하루 인원도 300명이어서 이에 따른 영업손실비도 수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연습장을 만드는데 든 돈만 40억원 이상이어서 실제 소송에 나선다면 보상 비용만 수십억 원대로 예상된다.
만약 법정소송에서 농어촌공사가 패소하면 수십억 원을 사업주에게 물어 줘야 한다.
수상골프연습장 관계자는 “재계약을 하지 않을만한 불법 행위가 그동안 없었고, 정상적으로 연습장을 운영했다”며 “아직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으나, 농어촌공사는 계약을 연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