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을 많이 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요.”, “데이트 하고 싶어요.”, “새 무선 이어폰을 살 거예요.”,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요.”

취업에 성공해 월급을 받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발달장애 훈련생들은 다양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들의 다채로운 응답을 듣고 있노라면 필자가 근무 중인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를 찾는 훈련생들 역시 막 취업하거나 취업을 앞두고 있는 필자 또래들과 다를 것 없는 고민과 소망을 가진 청년들임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이던 지난해 말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교사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이어진 약 반년의 시간 동안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곁에서 그들의 성장과 함께하는 중이다.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성인기의 자립 생활은 아주 중요한 화두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 3조를 통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과정의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보장받는다. 하지만 의무 서비스 기간이 종료된 후 성인기에 접어든 상당수의 발달장애인은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많은 이들이 가족의 몫으로 남거나 시설을 전전한다.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이러한 현실에 대안을 제시한다.

이곳에서 양성훈련과정을 거치는 이들은 만 18살 이상의 성인기 발달장애인으로, 연령층은 20~30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1개월에서 6개월 가량 이어지는 훈련과정을 통해 면접 스킬, 직무능력 등에 관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훈련생이 제조업, 사무보조, 환경미화, 사서보조 등 다양한 직무에 취업해 우리 센터를 떠난다.

문제는 수개월째 잦아들 기미가 없는 코로나에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있다는 현실이다.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 역시 취업의 문턱 앞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 일쑤다.

우리 훈련생들도 때로는 부푼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불합격 소식을 듣고 슬퍼하기도 한다. 몇번의 시도 끝에 합격해 환한 미소와 함께 센터 문을 나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의 훈련생들은 오늘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며 자립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김한별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