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를 거치면서 콘크리트로 복개돼 사라져 버린 승기천은 현재 남동구 구월동에서 연수구 동춘동 남동공단으로 흐르는 지방하천만 남아있다.

최근 한국판 뉴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도 상승, 미세먼지 차단숲, 옥상정원 등 도심 내 녹지를 조성하고 자연 생태계 기능회복을 위한 생태계 복원사업 등 기후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녹지조성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승기천 물길 복원사업'은 그린뉴딜의 취지와 '환경특별시 인천'에 걸맞는 사업으로 복개구간인 미추홀구 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을 위한 쉼터 제공과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승기천 물길 복원사업은 미추홀구 용일사거리에서 승기사거리 구간에 이르는 복원으로 유로연장 2㎞, 유로면적 7.08㎢를 산책로 및 폭 4m의 저수로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화 및 도시화로 단절된 수변공간의 확충과 그린뉴딜 정책에 접목, 승기천 그대로의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 획일화된 하천 공원화나 인위적인 친수공간 도입에서 벗어나 승기천 고유의 문화적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복원으로 순수치수 목적인 방재와 생태하천의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승기천 하류구간과의 연결은 사업실행 여부 등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향후 계획도 미정인 상태다. 이는 자칫 인위적으로 닫혀있는 물길이 될 수 있고,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부양하고 이를 이용한 위락활동이 가능한 친수적인 옛물길 복원 취지와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승기천 옛물길 복원사업이 획일적인 하천의 공원화 및 인위적인 친수시설 설치로 끝난다면 예산 낭비는 물론 사업에 따른 교통체증 등 다양한 민원 가중으로 실효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승기사거리에서 옛 구월농산물시장 주차장에 이르는 하류연결구간은 승기천 하류구간의 연속성을 감안, 지방하천으로 지정·관리돼 진행돼야 한다. 이는 옛물길 복원사업의 완성도와 더 나아가 승기사거리 부근 상습침수구간의 수방능력을 100년 빈도로 발휘하기 위한 계획하폭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승기천 하류구간인 구월동에서 남동공단 수계는 1987년 11월30일 유역면적 31.96㎢인 지방하천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하천법'(제7조)에 따르면 지방하천은 지방의 공공이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하천이다. 승기천의 옛물길이 복원되면 생태하천의 기능뿐 아니라 순수 치수목적인 방재기능 역할이 가능, 지방하천 요건에 충족된다.

따라서 일시적인 친수공간을 위한 소하천 지정보다는 승기천 연속성 및 영향권을 고려해 지방하천으로 추가 지정, '환경특별시 인천'으로서 시민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미추홀구는 1인당 공원조성 면적이 1.6㎡로 인천시 평균 8.7㎡보다 상당히 적은 수준으로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원도심 중에서도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따라서 구를 관통해 연결하는 승기천 물길 복원사업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시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여러 현안으로 인해 사업 첫 단추가 끼워지지 않은 상황을 보면서 '환경특별시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이번 사업이 지방하천으로 지정·시행을 통한 인천시의 선구적인 한국판 그린뉴딜이 완성되길 바란다.

/권혁철 미추홀구 부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