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민원에 시 “지속 주시”

2년 전 15층 높이 외벽에 균열이 생기면서 대피 소동을 빚었던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외벽 시멘트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아파트는 2019년에도 외벽과 배기덕트 사이가 벌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난 곳이다.

25일 오후 5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A아파트 외벽에서 손바닥 크기만 한 시멘트 덩어리가 9층 아래로 떨어져 주차된 차량 2대가 파손됐다. 퇴근 시간 전이어서 주민들은 다행히 화를 면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에 발생한 사고로 보고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건물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에서 외벽과 관련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8월18일 오후 7시5분쯤 외벽에 부착된 15층 높이의 정화조 배기덕트가 낡아 부분적으로 떨어지면서 아파트와의 사이에 5~15㎝ 정도 틈이 생겼다. 정화조 배기덕트는 아파트 정화조에서 발생한 유독물질 등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구조물이다. 당시 주민들은 대형사고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이후 수원시와 관리사무소 등이 정밀진단에 나선 결과 정화조 배기덕트와 아파트 외벽을 연결하는 고리 4개가 빗물 등으로 부식되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끊어진 것으로 조사돼 즉시 철거했다. 건물 자체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자 일부 주민들은 시에 “붕괴 사고 2년이 지나 재차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불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도 사고 소식을 접하고 즉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일단 붕괴가 심각하지 않다는 일차적 의견을 받아 비상상황에 돌입하지는 않았다”며 “지속해서 주시하면서 추후 문제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아파트는 1991년 미리 공장에서 생산한 기둥과 벽, 슬래브 등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졌다. 워낙 연수가 오래된 데다 내진설계 미비 등 내구성이 부족해 일부 주민들이 재건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현우·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