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화장품은 주문 그대로 제작…바이어 신뢰 얻었죠”

2018·20년 스마트공장화 참여
ERP 시스템 관리로 원가절감
전 단계 효율 오르며 '제조혁신'
올 매출 2배 기대…2공장 건설중
▲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 아주화장품은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화장품 연구 및 생산에 필수적인 레시피를 전산화해 정량화와 계량화를 이뤄내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 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
▲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 아주화장품은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화장품 연구 및 생산에 필수적인 레시피를 전산화해 정량화와 계량화를 이뤄내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 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스마트팩토리는 생산의 단계와 요소를 디지털화 하고 효율화해 정확성과 유연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ICT 기술 활용 정도·역량 등에 따라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 등 총 4단계(구축시스템 스마트화 수준)로 구분한다.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가동 중인 인천 내 10개 기업을 차례로 만나 각 기업의 제조혁신 스토리를 담았다. 첫번째 순서는 화장품 레시피를 전산화 하고 자동화를 앞두고 있는 남동공단 아주화장품이다.

▲ 스마트팩토리 도입(2018년도)기준 아주화장품 기업정보

인천 남동산단에 위치한 아주화장품은 기초·색조 화장품을 비롯해 바디, 향수, 헤어제품 등을 개발·생산한다. 2008년부터 시작해 13년차다. 자체 연구인력을 통한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및 해외로 제품을 수출하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주화장품은 현재까지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2차례 참여했다. 2018년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 2020년 스마트공장보급확산 사업이다.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 구축수준은 '중간1' 이다. '중간1'은 생산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 및 의사결정을 단계별로 공유하는 수준이다.

/자료제공=아주화장품
/자료제공=아주화장품

아주화장품의 스마트공장 도입 목적은 ERP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한 화장품 원료 성분 관리와 LAB-BOM 관리를 통한 원가절감이다.

황인석 대표는 화장품 제조업 특성상 스마트 공장 도입은 필수불가결했다고 말한다.

그는 “화장품 제조에 있어서 정량화와 계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소숫점 6자리까지 정확히 측량해야 하고,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면 로스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는 제조의 전 과정이 수기 작성 혹은 엑셀로 이뤄졌다. 레시피와 처방 등을 사실상 수기로 관리하다보니 연구와 생산과정에서 오류가 심심찮게 발생했고, 이에 따라 원료 낭비 등 문제와 적기 생산 및 납품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애로가 있었다.

수기에 의존해 작성한 기존 DB(데이터베이스)를 전산화해 데이터화 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스마트공장으로의 전환 1단계였다. 데이터 전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노력이 빛났다.

무엇보다 아주화장품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보다 유리했던 것은 'ERP'를 미리 접하고 도입해왔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아주화장품은 창립부터 ERP를 도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 추진이 좀 더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후는 확실히 달랐다. 아주화장품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등 전 단계에서 효율이 오르며 '제조혁신'을 이뤘고, 이는 현재도 진행중이다.

또 원료측정, 제조 등 가장 중요한 '공정' 과정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생산 과정에서 데이터화된 균일한 레시피(화장품 제조과정)를 통해 균질한 제품을 생산하고 불필요한 로스를 줄였다.

화장품 레시피는 맛집의 비법처럼 화장품에 들어갈 성분 및 제조방식을 말한다. 원료를 납품하는 회사·제품에따라 성분과 성질이 다르고 성분 배합, 온도·조건, 생산방식 등에 따라 화장품의 질이 천차만별이 된다.

이를 전산화함에 따라 연구와 생산은 물론 이에 따른 재고 및 유통기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며 재료 등의 선입·출도 관리된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생산 효율성 증대 등 효과를 봤다. 전산화된 기존 연구자료를 이용해 실험 또한 수월히 진행할 수 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br>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아주화장품 관계자는 “전과정에서 효율이 오르면서 생산수량 및 품목수도 증가하고 고객사 만족도역시 높아졌다”며 “스마트공장 구축 과정에서 직원 중 일부에서는 레시피 오픈, 일자리 상실 등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실제 도입 이후 불안은 해소되고 직원 만족도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아주화장품은 스마트공장 구축 후 국내외로 사업을 활발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남동공단 내에 현 공장 규모의 2배인 제2공장도 건설 중이다. 제2공장에서는 보다 업그레이드 '고도화' 단계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준비중이다.

황 대표는 “이러한 스마트공장 시스템이 없었다면, 영업신장도 없었을 것이고, 규모확장은 꿈도 못 꾸었을 것”이라며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해외 사업도 승승장구다. 스마트팩토링을 통해 리드타임을 줄이다 보니 해외 바이어들의 만족도가 오르고, 주문량도 많아졌다. 정량화·계량화 된 정확한 레시피를 통해 생산해낸 균질한 제품은 바이어들의 신뢰도 또한 높였다.

그는 “바이어들이 아주화장품이라면 굳이 현장에 와보지 않아도 자신들이 주문한 그대로 제작되어 온다는 신뢰가 생겼다”며 “신뢰는 품질 및 납품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져 매출증가라는 결과물을 낳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코로나19로 연신 타격을 입은 타·동종 업계 및 업체와 달리 아주화장품은 브레이크 없이 질주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색조 제품 수요가 주는 와중에도 아주화장품이 멕시코에 수출하는 리퀴드 립틴트 제품이 완판 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주화장품은 올해 매출 120억원 달성 기대를 가지고 있다. 국내외로 계속해서 제품 출고를 하느라 바쁜데다 올해 9월쯤 제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황인석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지금, 스마트공장 구축은 시기적절하고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기업과 산업을 이끌어 갈 세대에 걸맞은 공장 운영방식”이라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정혜리 인턴기자 hye@incheonilbo.com

 


 

[인터뷰] 황인석 아주화장품 대표

“레시피 데이터화로 균질한 제품 생산”

신기술 인한 일자리 감소는 우려
사업 확장되며 필요 인력 많아져

10개국 수출 , 스마트공장 큰 덕
기업에 전문가 컨설팅 도움될 듯

▲ 황인석 아주화장품 대표가 '스마트팩토리' 설명을  한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황인석 아주화장품 대표가 '스마트팩토리' 설명을 한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13년 간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기업 아주화장품을 이끌어 온 황인석 대표는 화장품 제조에 뛰어 들기 전 전산업무를 담당했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황 대표는 아주화장품의 시작 단계 때부터 '시스템화'에 대해 욕심을 냈으며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아주화장품은 2018년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에 돌입하게 됐다. 이후 2년 후인 2020년에는 '스마트공장보급확산사업'에도 참여했다. 2차례에 걸쳐 스마트 공장 구축·활용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동기에 대해 황 대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고 기회가 왔을 때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 연구개발 및 생산을 위해서는 '레시피의 데이터화'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화장품 원재료 배합비법이자 제조과정을 의미하는 '레시피'의 경우 정확한 데이터화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화장품 제조 시 취급원료만 100~200가지가 넘는다”며 “소숫점 여섯째 자리까지(10※6)도 측량해야 하는 만큼 계량화와 정량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합비율, 회전수, 진공상태, 온도 등을 정확히 데이터화 해두면 균질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관리·선입선출·유통기한 관리 등에도 효율적”이라며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우려일 뿐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면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하지만 (스마트공장) 구축 후 생산량 늘고, 사업이 확장되면서 자연히 각 분야별로 필요한 인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사진제공=아주화장품

아주화장품은 10개국 이상의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수출기업이다. 아주화장품이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활약함에 있어 스마트공장 구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때 국가별로 성분 등을 고려해 현지에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수출 제품과 제품 제작 등에 대한 정례화를 통해 효율적인 제품 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서는 업체에 필요한 지원에 대한 제언도 남겼다.

그는 “전문가를 투입해서 데이터 로직을 어떻게 DB화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면 유용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스마트팩토리를 시작하려는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스마트공장 구축이 회사의 규모를 확장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정부가 중소·중견 기업에게 스마트공장 구축 의지를 부여하고, 또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칭우 기자·정혜리 인턴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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