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탄현면 민통선 주변
코로나 여파로 군 장병 봉사 뚝
인력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외국인 노동자 쓰려 해도
불법체류자 출입 원천봉쇄
/사진출처=파주시 홈페이지
/사진출처=파주시 홈페이지

“외국인이라도 자유롭게 출입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요즘 파주시 탄현면 민통선에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민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줄어드는 일손 때문에 농번기임에도 일손이 부족해 불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군 장병들이 대민봉사활동에 지원되면서 부족한 일손을 해소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마저도 일손이 끊어져서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꿩대신닭'이라는 심정으로 비싼 일당을 줘가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처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재 농사로 일용직을 구할 경우 내국인은 15∼16만원의 일당이지만 외국인은 12∼13만원으로 내국인보다 2∼3만원이 낮아 농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체류 기간이 긴 취업비자가 아닌 상대적으로 짧은 여행 비자를 통해 입국한 뒤 전국 곳곳에 일용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체류 기간을 어길 수밖에 없다.

결국 농민들은 외국인들이 불법체류자인 줄 알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일손을 맡기고 있다.

그나마 민통선 외 지역은 사정이 낫다.

민통선은 불법체류자의 출입이 원천봉쇄되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다.

농민 권모(62) 씨는 “군이 평소와 달리 지난 5일부터 외국인들의 민통선 출입을 강화하면서 농사철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농번기만이라도 자유롭게 민통선을 왕래할 수 있게 유연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민 신모(57) 씨는 “군의 민통선 출입통제는 과도한 부분이 있다. 군이 북한을 경계하지 않고 농민을 상대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민간시설 하나도 없이 농지뿐인 민통선의 출입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이런 주장에 탄현면은 9사단에 '영농철 외국인 민통선 출입 간소화'를 요구했지만, 군의 입장은 단호하다.

군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들의 출입은 취업비자, 여행비자 등 체류에 문제가 없다는 증명서가 있으면 출입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농민들이 요구하는 체류 기간 초과 외국인의 경우 현행법으로도 불법체류자이기에 군에서 불법을 묵인할 수 없어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