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안성에서 충남 천안까지 기차(안성선)가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총연장 28.4㎞. 1922년 6월에 착공해 1925년 11월 개통됐다. 천안을 기점으로 석교·입장·고지·미양을 거쳐 안성에 이른다. 보통역 1개소, 배치 간이역 1개소, 무배치 간이역 4개소 등으로 총 6개 역이었다.

개통 당시에는 경기선으로 불리었는데 1956년 6월14일 안성선으로 바뀌었다. 당시 통학 학생들은 안성에서 미양, 고지까지 기차를 이용했다. 그리고 장을 보러 다녔던 어르신들 대다수가 이 기차를 이용했다. 그러나 1989년 1월 안성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도로망 확충에 따른 차량 이용이 급증하면서 기차수송의 역할이 쇠락했다.

조선시대 사통팔달의 요지였던 안성. 안성선의 폐선으로 안성은 현재 경기도 내에서는 유일하게 철도가 지나지 않는 철도교통의 오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안성에서는 안성선 폐선 32년 만에 수도권내륙선 유치를 위한 범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30일에는 내혜홀광장에서 수도권내륙선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수도권내륙선 유치 염원 릴레이 종주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수도권내륙선이 지나는 안성시와 화성시, 충북 진천군, 청주시가 공동주최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경부선 포화로 대체노선 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수도권내륙선은 제2의 경부선이자 국가 부흥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도 힘을 보탰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 8일 충북, 청주시, 진천군, 화성시, 안성시와 함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수도권내륙선 반영을 공동 건의했다.

수도권내륙선은 화성 동탄역에서 안성시, 진천군, 청주공항을 잇는 총연장 78.8㎞, 사업비 약 2조5000억원이 소요되는 철도사업이다. 철도가 개통되면 동탄에서 청주공항까지 약 24분 만에 갈 수 있어 공항 이용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늦어도 상반기 내에 확정·고시될 예정이다. 안성시는 수도권내륙선이 개설되면 노선에 편입된 지역의 경제적 효과가 5조21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기지역만 1조9375억원으로 추정된다. 안성시가 수도권내륙선을 꼭 유치해 조선시대 사통팔달 상업도시의 옛 명성을 되찾기를 바란다.

 

/이명종 경기본사 사회2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