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눔 실천으로 공동체를 따듯하게 보듬어 가는 '선한 영향력 가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반갑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식사 한 끼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안경을 선물하는 곳도 있고, 이발을 해주거나 학원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 있다 한다. 치료에 더해 한약을 지어주는 한의원도 있다. 독서실, 꽃집, 옷가게, 반찬가게, 미용실, 노래방, PC방, 인테리어, 편의점, 떡집, 사진관 등 참여하는 업체와 업종도 다양하다.

지난 2019년 홍대 앞 진짜파스타에서 시작했다는 캠페인은 현재 전국적으로 2000여 개의 점포로 늘어났다. 경기지역에서만도 547개의 매장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한다. 특히 나눔에 참여하는 업체 대부분이 소상공인들이란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얼핏 그 정도쯤이야 하거나 늘 있었던 현상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녹록하게 바라볼 상황이 아니다. 현 시국에서는 소상공인들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계층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누구보다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한때 건물주들의 임대료 낮춰주기 운동도 있었지만 크게 확산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어쩌면 동병상련이란 말로서야 설명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등교가 막히면서 밥 한 끼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기초학력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아이들, 평소보다 심각한 아이들의 형편을 국가라고 다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이 조금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처럼, 아름답고 선한 일이 또 있을 수 있겠는가.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삼촌이 너의 밝은 눈이 되어 줄게.” 수원 다비치 안경점에 걸려 있다는 현수막 글귀의 감동은 자못 어떤 문학적 수사 못지않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을 선물하고 싶다.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함께 보듬어 주고 싶다. 소외된 어린이들의 교육격차 해소에 힘쓰겠다. 돈이 없어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없어질 때까지 예술교육 지원을 이어가겠다.” 선한 영향력 가게, 일상의 영웅들이 세상에 보내는 헌사에 새삼 경의를 표한다. 우리 모두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작은 나눔에 동참할 수 있기를.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