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대한민국의 관광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국가간 여행은 완전히 중단되었고, 역내 이동 또한 제한되면서 여행을 하더라도 가급적 이동하지 않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찾거나 집 근처로 '당일치기 비대면 자연 방문지'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 플랫폼의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전국의 지역 방문자수는 2019년도 대비 평균 18% 감소했는데, 이런 가운데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대면 자연 관광지, 캠핑장 등은 오히려 방문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도 2019년도와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2020년 BC카드 사용자의 지출을 분석해 보니, 2019년 대비 여행업은 -90%, 면세점 -90%, 영화관, 극장 등 문화서비스는 -73%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터카 지출은 57% 증가했고 체험형 레저스포츠 소비는 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 19%, 제주 4%, 강원 3%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레저스포츠 소비가 오히려 증가했다.

KT의 통신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기초로 인천의 상황을 들여다보자. 기초지자체 중 인천공항이 위치한 중구의 방문자수는 2019년 대비_37%로 전국적으로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해외여행 중단에 따른 여파를 가장 많이 받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진군은 7% 상승해 증가 지자체 중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섬과 바다가 청정관광지로 인식되어 방문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광역단위로 4/4분기를 비교해보면 수도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전국 평균 방문객 증감율은 10월_9%, 11월 _21%, 12월 -26%에 비해 서울은 각각_25%, -35%, -41%, 부산은 _8%, -14%, -34%, 인천은 _21%, -35%, -34%로 광역지자체 중 서울과 인천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한편, T-map 검색순위를 보면 2019년 상위 15개 지점 중 월미도와 을왕리가 각각 5위와 6위에 머물렀으나 2020년에는 을왕리가 2위, 월미도가 3위에 랭크되었다. 모두 바다를 끼고 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는 '대한민국 관광지 100선'에 영종도가 처음으로 진입한 것도 이에 기인한다고 분석된다.

최근 인천시가 '해양친수도시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민과 바다를 잇다'라는 콘셉트을 가지고 바다 개방, 인천항 재생, 섬마을 상생, 바다 국제화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종도를 자전거로 순환할 수 있는 개방사업, 인천내항과 바닷가 인근에 해양공원을 조성하는 재생사업, 인천 섬마을 접근성 개선과 관광을 활성화하는 상생사업, 워터프런트 구축과 친수페스티벌 개최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국제사업 등이다.

인천의 아이덴티티는 '해양-섬과 바다'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간 인천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관문인 항만과 공항을 통해 근대화, 산업화를 통한 대한민국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168개의 섬과 해양관광자원, 5천년에 걸친 역사문화자원, 풍부한 배후도시, '세계의 나들목' 인천은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현재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제3연육교, 영종~신도 평화고속도로, 10대 야간경관 조성사업, 인천 내항 및 월미~개항장의 상상플랫폼 조성사업,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 섬활성화 사업 등은 '관광도시 인천'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들과 적절하게 연계된 '해양친수도시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조속히 수립되어 'With Corona19 시대'에 인천이 '대한민국 관광지도의 중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민경석 세종대 겸임교수·전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