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의 오염수 저장 탱크/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제1 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결국 결정했다.

일본은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126만 톤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결정해 한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은 방사능 위험에 노출됐다.

더불어 이날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삼중수소(트라이튬)가 포함된 오염수에 관해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 “며 일본이 방류할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중국이나 한국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 이하"라고 말하면서 국내외의 반발은 더 커졌다.

이에 일본 국민도 SNS를 통해 ‘만약에 그 물을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당신이 직접 마셔라, 마셔서 없애라’ 식의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14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이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이런 우려를 잘 알 것이다. 본국에 잘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는 등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일본의 주장대로 정말 마셔도 괜찮은 오염수인지, 우리는 앞으로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을 수 없는 건지, 소금은 마음 놓고 뿌려 먹을 수 있는지 팩트 체크를 해봤다.

 

도대체 일본이 바다에 쏟아버린다는 오염수가 뭘까?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에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그로 인한 쓰나미는 후쿠시마 현에 있던 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침수당한 원전은 전원공급이 중단돼 원자로를 식혀 주는 긴급 노심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췄고 3월 12일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고장 난 냉각장치를 대신해 뿌렸던 바닷물이 방사성 물질을 다량 머금은 오염수다.

오염수에 지난 10년 동안 빗물과 지하수가 더해지면서 지난달 18일 기준 후쿠시마 제1 원전의 탱크에는 오염수 125만844t이 있다고 도쿄전력은 밝혔다.

 

마셔도 문제없다고? 사람이 마시는 물은 정수인데 그러면 왜 정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부르는 거지?

일본 정부와 원전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는데 이처럼 한 차례 정화한 물을 ‘처리수’라고 한다.

처리가 안 되는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배출 기준의 40분의 1 미만으로 떨어뜨려 배출하겠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두 차례 정화를 거쳐 배출 기준에 맞춘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그동안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단체와 과학자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수차례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또한 IAEA에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제적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자국민 70%가 반대하는데도 일본은 왜 방류한다는 거야? 반발 속 강행 이유는?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 결정을 강행한 것은 더 늦출 경우 후쿠시마 제1 원전 폐로 작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137만t인 후쿠시마 저장탱크 중 91% 정도가 오염수로 가득 찼고 23년 10월쯤이면 더는 저장할 공간이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이 3개월 정도 앞으로 다가왔고 올가을에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가 기다리고 있어 정치적 판단도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알려졌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약 2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30~40년 동안 방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 김보연 인턴기자 boyeon@incheonilbo.com